베트남 '에너지 전환' 시대 열린다...韓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기회

2021-07-05 18:02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이 ‘에너지전환’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동남아 공략을 위한 주요 전략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2045년까지 3200억 달러(약 360조원)을 전력시장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전력시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평균 9.7%의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 에너지 당국은 지난 3월 2021~2045년 전력목표를 담은 ‘제8차 전력개발종합계획’을 제출했다. 현재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면 최종안이 도출되면 수상이 승인해 최종 확정되게 된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베트남의 2045년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대비 4배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발전 설비용량도 지난해 69.3GW에서 2045년 276.6GW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풍력, LNG(액화천연가스), 태양광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은 베트남의 풍력발전 설비가 지난해 0.6GW에서 2045년 60.6GW로 약 96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LNG발전은 4.1GW에서 48.6GW로, 태양광은 16.6GW에서 55.1GW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발전 설비 용량은 지난해 20.4GW에서 2045년 49.9GW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베트남 정부의 제8차 전력개발종합계획은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에너지 계획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시장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인해 세계 주요기업들이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베트남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베트남 정부는 2017년 4월부터 태양광 발전 지원 결의안을 통해 발전차액을 보상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동남아 주요 국가 중에 가장 가파른 신재생에너지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전력 설비 확대를 위해서는 3200억 달러의 비용이 투자돼야 하는데, 국내 에너지 기업에게는 큰 사업진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최대 신재생에너지 사업지로 부상한 베트남에 대한 국내 기업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정부와 전력 공기업들이 베트남 전력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베트남 전력공사(EVN)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차원에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협력을 기반으로 동반진출을 강화하고 정부는 ODA(공적개발원조), 개발은행 투자 유치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베트남 전력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8.5%씩 고성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에게 진출 여지가 크다”며 “정부는 ODA, 개발은행 투자 유치, 기업 지원체계 고도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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