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발신제한' '빛나는 순간' '미드나이트'까지…극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

2021-07-02 06:00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3 [사진=각 영화 포스터 제공]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극장가에 조금씩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대형 영화부터 독립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의 영화가 극장을 찾으며 관객들도 조금씩 극장을 찾기 시작한 것. 이 가운데 아직도 '주말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영화 기자가 직접 신작 영화 3편을 톺아보고 소개한다. 영화의 줄거리부터 눈여겨봐야 할 대목들까지 콕콕 짚어보았다.

◆ 숨 가쁘게 달리는 자동차 추격 활극…영화 '발신제한'

지난 6월 23일 개봉해 2주째 흥행 수익(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 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 번호 표시 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자동차 추격극이다. 개봉과 동시에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우진이 데뷔 22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았다. 극 중 조우진은 테러범의 협박을 받는 은행센터장이자 아버지 성규 역을 맡았다. '사바하'로 영화 애호가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재인은 딸 혜인을 연기했다. 국내외 단단한 팬 조직을 보유한 배우 지창욱은 테러범 역을 맡아 목소리만으로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차지고 세련된 연출, 그리고 긴박한 자동차 추격 액션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마녀' '설국열차' 등을 편집한 김창주 감독의 데뷔작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편집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긴박한 자동차 액션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 "카메라를 노면에 대고 300㎞를 달리는 느낌으로 찍고 싶었다. 차의 엔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힘이 표현됐으면 했다"라는 김 감독은 자동차 추격 장면의 속도감을 담아내기 위해 드론과 러시안 암 등 장비를 총동원했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아냈다.

◆ 고두심·지현우의 성숙한 통속극…영화 '빛나는 순간'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 분)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 분)의 특별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빛나는 순간'은 국내 연기대상 최다 수상자인 고두심의 깊고 풍부한 감성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 제주가 고향인 고두심은 극 중 해녀 진옥 역을 맡아 실제 해녀를 방불케 하는 실감 나는 생활 연기는 물론, 49년 연기 내공으로 완성한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 속 약 6분간 진행되는 인터뷰 신은 영화의 백미. "살암시믄 살아지매(살다 보면 살아진다)"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관객들의 가슴에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빛나는 순간' 속 고두심의 명연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안겼다. 고두심은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제 측은 "더 젊지 않은 나이에 오래된 상처를 넘어서는 사랑과 삶을 재발견한 한 여성의 사려 깊고 세심한 해석"이라는 심사위원 평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빛나는 순간'은 해녀의 삶을 본격적으로 담아내 관객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제주 해녀 문화는 '안전과 풍어를 위한 의식,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잠수기술과 책임감, 공동작업을 통해 거둔 이익으로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모든 활동 모두가 무형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2016년 세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빛나는 순간'은 이 중요한 문화를 세계 최고의 해녀로 설정된 한 개인의 삶 속에 녹여냈다. 100% 제주에서 촬영된 만큼 극 중 98%의 출연진이 제주 사람들이며 극 중 등장하는 해녀들도 대부분 실제 해녀로, 현실적인 제주 해녀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 연쇄 살인마의 표적이 된 청각장애인…영화 '미드나이트'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표적이 되며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편 '36.5℃'로 2011년 제9회 서울 국제사랑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권오승 감독과 '리틀 포레스트' '오! 삼광빌라' 진기주와 '곤지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위하준이 뭉쳤다. 지난달 30일 극장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됐다.

나를 쫓는 이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극한의 상황 속 쫓고 쫓기는 추격전, 시원한 액션은 영화의 백미.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는 경찰서나 대로변 등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곳을 오가며 대담하게 범행을 옮기고 청각장애를 가진 주인공은 위기의 상황 속 가족과 또 다른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며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진기주,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의 몸을 사리지 않은 호연은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 특히 청각장애인 경미 역을 연기한 진기주는 역할에 관해 깊은 이해를 보이며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