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피, 최고 3700까지"…증권사 리서치센터장 8인 전망

2021-07-02 01:21

[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에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및 금리 인상 우려 등이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코스피가 오름세를 지속해 최고 37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개선 등 증시 우호적 환경 이어지지만··· 인플레 재부각은 리스크 요인"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 확장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으로 최고 3700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제시한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 평균은 3541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코스피 상단 3700 전망)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8월과 9월 중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 확장에 따른 이익 성장 지속, 반도체 공급 부족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하반기 증시 핵심 포인트로 기업 이익 및 투자 회복 여부 등을 꼽았다.

그는 "대면 활동이 서서히 정상화되면서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생태계 변화 속에서 관련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동반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또 반도체 공급 차질에서 드러났듯이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과정에서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장세에 들어선 만큼 상장사들의 실제 이익이 전망치에 부합할 것인지도 주목해야 한다"며 "경기 및 이익 상향 추세 지속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센터장은 "지난 5월 중순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평균 15조원으로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6월을 기점으로 거래대금과 회전율이 회복되는 흐름"이라며 "금리와 환율 등 증시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등 잠재적 변동성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이슈가 다시 떠오를 수 있는 데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세장 자체는 글로벌 경기 상승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출구전략 이슈가 본격화될 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 센터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하면서 시장 안도감을 유발했지만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출구전략 속도 이슈가 4분기로 가면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무뎌진 것은 아니고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변동성 위험이 큰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준이 중장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만큼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자동차·IT 업종 강세··· 다시 성장주가 시장 주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IT)을 꼽았다. 늦어도 올해 3분기 중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2분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올해 2~3분기에 고점을 통과할 것"이라며 "출하 차질 우려가 있었던 IT와 자동차 등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과 전기차 등 신제품 교체에 대한 중장기 환경이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동안 정체됐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다시 코스피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을 주도할 종목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성장주가 다시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예상과 경기 확장 국면에서 경기민감주(가치주)의 성과가 더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리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성장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태동 센터장은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을 지속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기민감주의 성과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추세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연준의 테이퍼링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요인들이 상존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 및 금리 하향 안정이 예상돼 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지면서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예상돼 주식시장에서 요철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며 "3분기에는 증시 상승세를 충분히 누리되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크게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는 등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관심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향후 발표될 고용 및 물가 지표에 대한 관심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철수 센터장도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낮출 시점으로, 주식 비중 확대는 현재 시점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균형감을 가지고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