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노조 “국당, 당명변경이 합당 유일 조건? 제시하라”

2021-06-24 17:01
“고용승계, 채무변제 요청 없다? 당명 제시한 뒤 당원 의견 수렴하자”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이 24일 합당 전제 조건으로 당명 변경을 요구하는 국민의당을 향해 “당명 변경이 합당의 유일한 조건이라면 각 당이 당명을 제시해서 2개의 당명에 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당명을 정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당 협상단장인 권은희 의원이 고용승계와 채무변제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며 이렇게 밝혔다. 권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은 사무처 전원 고용 승계, 채무 변제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당명변경은 통합정신을 상징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라고 보고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주호영 전 대표 권한대행과 했던 약속과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국민의당 요구가 달라졌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무처 노조는 국민의당이 고용승계와 채무변제 요청을 해왔다고 전해듣고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면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당규상 합당은 대표의 권한 밖이므로 약속이라는 것도 합당 협상의 근거로 효력이 없다”고 했다.

권 의원이 “양두구육의 행태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대기업이 시장의 우월적지위를 이용하여 단가후려치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노조는 “합당이 레몬마켓이 돼선 안 될 것이고, 정당이 코인처럼 거품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라며 “만약 누군가가 거품이 끼고 급조된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면 단가 후려치기가 아니라 뺨을 후려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합당을 앞두고 29개 지역위원장을 임명하고 사무처 당직자를 추가로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에 대해 “몸집 부풀리기 의혹이 있다. 대선이라는 큰 밭을 갈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물 먹인 소를 사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고용승계 및 채무변제와 관련, “앞으로도 이런 요구는 없으리라 믿는다”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급조된 인원이 합당의 분위기를 타고 고용되는 것이야말로 불공정이며 특혜다. 어느 가장은 당의 위기에 명예퇴직을 해야 했고, 어느 청년은 사무처 공채 시험에 두 번, 세 번 응시했다”고 했다.

이어 “정당법상 사무처 직원은 200인 이하로 제한된다. 무책임하게 부풀려놓은 당의 규모로 국민의힘 사무처든 국민의당 사무처든 누군가는 직장을 잃는다”며 “정치인은 합당을 기회로 보지만 사무처는 가족을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