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GA업계, 리크루팅 패러다임 바뀐다...정규직 설계사 속속 도입

2021-06-28 19:00
매년 절반 이상 설계사 이탈하지만 1200%룰로 채용 어려워
금융당국, 불완전판매 검사 강화에 대응 취지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독립보험대리점(GA) 업계에 보험설계사 정규직화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1200%룰 적용으로 새로운 설계사 영입이 어려워진 데다, 정규직 설계사를 운영하면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검사 강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리치앤코, 피플라이프 등 대형 GA부터 토스 인슈어런스, 시그널플래너,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 등 인슈어테크 기반 GA까지 정규직 설계사 운영을 시작했다.

리치앤코는 오프라인 보험숍 굿리치라운지의 매니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정규직 매니저들은 굿리치라운지 내방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후 굿리치앱이나 증권 분석 등을 통해 무료 보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업계 처음으로 정규직 설계사를 도입한 피플라이프는 올해까지 300명의 정규직 상담 매니저를 추가로 확보하고, 상장 시점인 2023년까지는 2000명의 대규모 조직을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피플라이프는 해당 정규직 매니저에게 기본급 250만원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고, 영업 실적이 높으면 이에 따른 성과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한다.

핀테크 기업 해빗팩토리의 GA 자회사인 시그널파이낸셜랩은 지난 9일 정규직 경력사원 ‘세일즈 매니저’ 3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인슈어테크 기반의 또 다른 GA 웰그램도 향후 5년 안에 700명의 정규직 보험설계사를 고용할 계획이다. 토스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출범 때부터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GA업계가 잇달아 정규직 설계사를 도입하고 있는 데에는 매년 절반가량의 설계사가 이탈하고 있지만, 1200%룰 도입 등으로 신규 설계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1200%룰은 보험설계사의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동안 GA업계는 설계사들에게 보험사보다 높은 모집수수료 지급 등을 약속하며 전속설계사를 유치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1200%룰이 적용되는 올해부터는 초년도 수수료에 상한선이 생기면서 신규 계약 유치와 판매 유인이 많이 떨어져 높은 수당을 줄 수 없는 GA 입장에서는 우수한 설계사를 유치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검사 강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GA를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검사를 확대했다. 올해 1분기 금감원이 제재를 공시한 GA는 27건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보험업권 전체 제재건수(48건)의 절반을 넘는 비율이다.

정규직 설계사를 운영하는 GA들은 설계사들이 과도한 실적압박에서 벗어나 불완전판매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A 소속 한 설계사는 "정규직 설계사를 운영하는 GA의 경우 기본소득과 직업 안정성이 이뤄지다 보니 고객들에게 객관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만 신경 쓰면 돼 업무 만족도가 매우 높아 설계사 이탈률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적 압박이 적어 수수료 수익보다는 질 좋은 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집중해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