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공무원 인생 담긴…'農자를 가슴에 새긴 B급 공무원 이야기'
2021-06-22 14:08
감귤·무 등 1차 산업 현장에서의 경험과 정책방향 등 담아
'농업 공무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한 공무원이 28년간 농업관련 부서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내용을 책에 담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주특별자치도청 감귤진흥과에서 일하고 있는 김영준(53·사진) 지방농업사무관이다. 책 제목은 '農(농)자를 가슴에 새긴 B급 공무원 이야기'다.
김 사무관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물러나고 MZ세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간이 왔다"며 "30년 가까이 감귤과 월동채소 등 1차 산업현장을 뛰어다니며 몸으로 경험하고 농업인들과 얘기를 하면서 얻은 지혜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이를 통해 조그마한 나침판 역할을 하고 싶어 책을 펴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책은 △제주사랑 감귤사랑 △월동채소 희망의 불씨를 살리다 △제주농정 변해야 한다 △열정! 2년의 시간 등 크게 4장으로 구성돼 있다. 공직에서 일하면서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을 정리한 것이다.
1장 제주사랑 감귤사랑에서는 감귤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혁신, 감귤농업인의 생존을 위한 간벌, '감귤데이'와 '귤로장생', 감귤안정생산 직불제 등 제주도의 특산품인 감귤산업과 감귤농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안을 담았다. 또 남북교류 상징의 하나로 평가받는 '북한 감귤보내기' 일원으로 참여했던 경험도 소개하고 있다.
김 사무관은 "농업이 살아야 제주경제가 살아나고 농민의 삶도 편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하며 "농업이란 장사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공장만큼 편리하지 못하며, 선비만큼 대접받지 못한다. 그래서 국가는 농업의 이문이 나도록 도와주고, 농민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줘야 한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을 인용했다.
김 사무관은 또 "일선 근무 경험이 적은 신입 지방공무원들은 큰 조직 안에서 중앙부처를 상대하고 농업인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후배들이 자신만의 역량을 키워나가는데 이 책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내놨다.
김 사무관은 제주고(옛 제주농고)와 제주대 농화학과를 졸업(1993년)한 후, 같은 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 대부분을 제주도의 특산물인 감귤과 무 등 1차 산업부서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감귤진흥과 감귤진흥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