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시대 연 편의점…이색 협업으로 MZ '취저'

2021-06-19 06: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편의점들이 다양한 이색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여름 성수기를 맞은 수제맥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매점에서 술을 사다 먹는 '집술족(집에서 술 먹는 사람들)'과 홈술족(혼자서 술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편의점 업체들도 급증한 수요 잡기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19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11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만 해도 433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3년 사이 3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편의점에서 내놓은 수제맥주는 신제품 출시마다 완판 행진이다. CU가 국내 첫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선보인 '곰표 맥주'는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 한때 발주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CU는 곰표 밀맥주 첫 생산 이후 당초 계획보다 생산량을 월 300만개까지 15배 늘렸지만, 이조차도 판매량을 쫓아가지 못해 한동안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이어 GS25가 지난 10일 선보인 '노르디스크 수제맥주' 60만캔도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동이 났다.
 
편의점 업체들이 앞다퉈 이색 수제맥주 내놓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CU는 곰표 밀맥주와 말표 흑맥주에 이어 얼마 전 국내 토종 속옷 전문 브랜드인 BYC와 손잡고 '백양 비엔나 라거'를 출시했다. 백양BYC 비엔나라거는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orea Brewers Collective)' 소속인 윤정훈 브루어마스터를 비롯한 수제맥주 전문가들이 수개월의 연구 끝에 출시한 야심작이다. '하얀 난닝구'로 대표되는 75년 전통의 BYC는 창사 초기인 1957년부터 약 30년 동안 BYC의 순백색 내의를 상징하는 심벌로 백양을 사용해 왔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 '유동골뱅이맥주'와 올해 3월 내놓은 '쥬시후레쉬맥주'에 이어 이번에 국민 장수껌 수제 맥주 2탄으로 '스피아민트맥주' 출시를 예고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 MD는 "이색 협업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의 수제맥주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 컬래버를 통해 세븐일레븐만의 차별화된 수제맥주 상품들을 지속해서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곧 계열사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이름을 딴 'SSG랜더스 라거'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맥주 제조는 수제맥주업체인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맡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야구하면 맥주가 떠오르고, 특히 여름에 맥주를 찾는 야구팬들이 많아 'SSG랜더스 라거'라는 이름으로 맥주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