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간부 5명 체포

2021-06-17 16:15
"기사 통해 홍콩보안법상 외세 결탁 혐의"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본사 로비에 17일 경찰이 출동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17일 대표적인 반중 성향 언론사 빈과일보의 편집장 등 고위 간부 5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쯤 홍콩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홍콩 경무처 국가안전처는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비슷한 시각 홍콩 경찰은 라이언 로 빈과일보 편집장을 자택에서 체포했으며, 천페이민 부사장 등 임원 4명도 체포했다.

홍콩 경잘은 이들이 외국 세력과 결탁해 홍콩보안법 29조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신문에 게재한 기사가 홍콩보안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빈과일보와 관련된 3개 회사의 1800만 홍콩달러(약 26억 원) 규모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자사를 급습해 건물 밖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내부를 수색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경찰들이 사무실 컴퓨터에서 자료를 내려받는 모습 등도 촬영해 공개했다.

빈과일보 측은 “오전 7시30분 경찰 수백명이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출입구를 모두 봉쇄했다”며 “직원들은 사전에 신분증과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출입이 허가됐지만 구내 식당에만 들어갈 수 있었고, 사무실 책상 등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빈과일보는 반중성향 매체로 지난해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당국의 주요 타깃이 돼 왔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와 그의 아들 등 9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지미 라이는 2019년 3개의 불법 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한편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