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M&A]① 신세계, 보톡스1위 '휴젤' 품는 이유

2021-06-17 14:31
정유경 총괄사장, 그간 화장품 사업에 공들여와
지난 3월 '뽀아레' 론칭...시코르 등 편집숍 운영
휴젤은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중국 시장도 눈독
중국과 유럽 시장 등 투트랙 전략 운영 가능성도

[사진=인터넷]


[데일리동방] 신세계그룹이 국내 보톡스 1위 업체 휴젤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고기능성 화장품 제품으로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로부터 휴젤 지분 44.4%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의 인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7일 신세계백화점과 휴젤에 신세계백화점의 휴젤 인수 보도에 대한 사실여부와 구체적인 내용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을 운영하고 있는 정유경 총괄사장은 그동안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인 시코르를 운영하면서 해외 뷰티 전문숍 브랜드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론칭한 K뷰티 아이템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면서 트렌드를 파악했다. 

직접 화장품 제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공개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POIRET)는 지난 10여년간 쌓은 화장품 노하우를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스위스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리프팅 제품 등의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휴젤 인수에 성공하면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꿀 성분과 콜라겐 등을 넘어 피부과 시술시 많이 사용하는 연어·바다송어 등의 어류로 고급화한 화장품 제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보톡스 함유 화장품으로 승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톡스는 중국이 탐내는 화장품 재료이기도 하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다. 인수 대상인 휴젤은 지난해 10월 중국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중국 수출명)’의 품목 허가를 받기도 했다.

중국 시장과 함께 유럽·북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속도를 올릴 가능성도 높다. 신세계는 프랑스와 미국 등에 매장을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뽀아레가 유럽 화장품 인증(CPNP) 절차를 완료한 가운데 휴젤도 연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유럽·미국 시장 품목 허가를 확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휴젤은 일본과 대만·베트남·러시아 등 27개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취급하고 이는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329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620억원대였던 2017년에 비해 3년 새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여기다 휴젤 인수에 성공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신세계 백화점이 단독 인수전에 나선 가운데 휴젤 인수까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신세계 백화점의 현금성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2조원에 달하는 휴젤 인수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탓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과의 협조를 고려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