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진품 증명서' NFT 거래량 급감에도 '낙관론' 나오는 이유는?

2021-06-16 16:18
"암호화폐 하락에 NFT 판매액도 급감"
가상환경 관심 높아져…장기전망 낙관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Non-Fungible Token)의 거래량 급감이 거품(버블) 붕괴 신호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NFT 시장 전문가들의 '낙관론'이 이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NFT 전문분석매체인 논펀저블닷컴(Nonfungible) 자료를 인용해 최근 NFT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NFT의 향한 투자 열기가 꺼지는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진=BBC 누리집 갈무리]


CNBC에 따르면 지난 5월 9일 1억7600만 달러(약 2010억9600만원)에 달하며 정점에 달했던 NFT 판매액 7일 평균선은 이날 기준 870만 달러까지 추락, 올해 초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등 암호화폐를 향한 규제의 칼날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약세가 나타난 것이 NFT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NFT 애플리케이션(앱) S!NG의 제프 오슬러(Geoff Osler)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NFT 열풍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불어난 자산의 '소비 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자산규모가 줄어들자 NFT 투자 과열 현상도 진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CNBC에 설명했다.

NFT 투자는 과거 고가의 예술작품을 수집하던 취미생활의 장소가 미술관 등 대면(오프라인)에서 블록체인 기반 비대면(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고가의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의 수가 감소했고, NFT 판매액 급감으로 이어졌단 얘기다.

NFT는 예술작품, 스포츠 수집품, 동영상 등 디지털 자산 가치 저장에 사용되는 고유한 가상화폐다.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의 관련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돼 해당 콘텐츠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 최초 발행자 확인이 가능해 위조 등이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미술, 음악, 문학 등 예술작품과 NFT를 접목하는 사례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7000만 달러에 팔렸고,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의 첫 번째 트윗은 290만 달러에 판매됐다.

NFT 판매액 급감에도 전문가들은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증강현실(VR), 가상현실(AR)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고, 사람들이 가상환경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하게 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BNP파리바(BNP Paribas)와 협력 중인 시장조사업체 라틀리에(L’ Atelier)의 나디아 이바노바(Nadya Ivanov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명 NFT가 수백만 달러에 팔린다는 것은 시장이 (NFT를) 투기 자산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다. 투기성 자산 시장은 불안하고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NFT에 대한 가장 큰 질문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장기적 가치'다. 증강, 가상 현실 기술이 성숙해짐에 따라 사람들은 가상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수년 동안 증강, 가상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