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업종]인산철 배터리가 잠식하는 中전기차 시장...밀려나는 삼원계

2021-06-15 14:16
1~5월 中 인산철 배터리 생산량 29.9GWh…전년同比 360%↑
비야디·CATL등 인산철 배터리 공세에 밀려나는 삼원계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인산철(LFT) 배터리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삼원계 배터리 생산량을 추월했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인산철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 시장 대세로 차츰 자리잡은 모습이다. 

◆ 비야디·CATL등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 거침없는 공세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인산철 배터리 생산량이 8.8GWh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이로써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전년 동비 360% 이상 급등한 29.9GWh로 중국 전체 배터리 생산량의 50.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원계 배터리 생산량은 29.5GWh로, 전년 동비 153%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삼원계 배터리와 인산철 배터리 생산량 비중은 각각 58.1%, 41.4%로 삼원계 배터리가 더 많았는데, 올 들어 인산철배터리가 사실상 삼원계 배터리를 추월한 것이라고 상하이증권보는 15일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 탑재 방면에서도 인산철 배터리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에 따르면 5월 인산철 배터리 탑재량은 4.5GWh로, 전년 동기 대비 458.6% 급증했다. 전달 대비로도 40.9% 늘었다.

이로써 인산철 배터리의 1~5월 누적 탑재량은 17.1GWh로, 전년 동비 45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탑재량이 151% 늘어난 삼원계 배터리 탑재량(24.2GWh)을 바짝 뒤쫓은 것이다. 이로써 인산철 배터리가 중국 전체 배터리 탑재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3%까지 늘어났다. 
 

[자료=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


중국 전기차 시장은 그동안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중심으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인산철 배터리가 양대 산맥을 이뤄왔다. 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지만 주행거리가 짧은 반면,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는 길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인산철 배터리는 비야디,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 중심으로, 삼원계 배터리는 우리나라 업체를 중심으로 생산해왔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 위주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삼원계→인산철 갈아타는 완성차업체···밀려나는 삼원계 배터리

특히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는 인산철 배터리에 아예 '올인'했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최근 수 차례 비야디가 인산철 배터리 기술 방면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지난 13일에도 비야디의 기술적 진전이 인산철 배터리 생산량의 지속적인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잇달아 인산철 배터리로 갈아타고 있다. 중국산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 CATL의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흥업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CATL이 올해 중반 테슬라 모델Y 공급망에 편입돼 점차 주류 배터리 납품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TL가 상하이 현지 테슬라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소문도 시장에 파다하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니오도 인산철 배터리를 배터리팩에 포함시켜 올해 안으로 인산철 배터리 탑재 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임러, 폭스바겐 등 외제차 기업도 전기차에 인산철 배터리 탑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상하이증권보는 전했다. 

중국 한 대형 전기차 업체 관계자는 상하이증권보를 통해 "오늘날 배터리 1회 충전당 주행거리 400~600km로 대다수 차주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며 "지난 2년간 기술 혁신으로 인산철 배터리도 이같은 주행거리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된 데다가,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