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대출시장] 카드사·대부업체로 몰리는 대출 난민들
2021-06-11 08:00
카드론 급증에 대부업 이용자도 늘어
은행들에서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로 대출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 증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 잔액은 32조 464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0.1%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10%를 넘은 것은 4년 만이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상위 5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카드)의 지난해 카드론 대출잔액은 26조3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조3050억원(9.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 19조6570억원이었던 카드론 잔액은 최근 5년 새 34% 증가했다.
또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부업체에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 제출을 요구한 대부업 수입금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법인 대부업체 수입금액은 3조8058억원으로 2015년 3조1856억원 대비 6202억원 늘어 5년간 19.47%의 증가율을 보였다.
개인 대부업자 수입금액은 2015년 1074억원에서 2019년 1195억원으로 148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13.18%였다.
2019년 기준 상위 164개 대부업체의 수입금액은 3조4809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91.46%를 차지하며 독점화 경향을 보였다.
상위 10% 구간의 한 업체당 수입은 212억2500만원 꼴이었다. 같은 해 대부업자 상위 10% 구간 216명은 총 715억원을 벌어들여 1인당 수입은 3억3101만원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의 2020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계 대부업 및 저축은행 인수 대부업자의 영업축소로 대부이용자수는 전년대비 20만2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 9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부업 신용대출은 감소한 반면 담보대출 비중은 2017년 23.6%에서 2020년 상반기 47.8%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자산을 담보로 한 서민대출의 다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경숙 의원은 “국회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2002년 66%에서 2021년 20%로 3분의 2 이상 낮춰 이자부담을 경감시키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이 1600조원을 넘기는 등 국민의 상환부담이 다시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에 따라 저신용자가 금융난민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대부업 담보대출 비중이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해 서민을 두텁게 보호하는 금융정책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