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치료제 승인' 알츠하이머 치료길 열리나…바이오젠 주가, 38.34% 폭등
2021-06-08 08:00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 공동 개발 신약
FDA,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신약 사용 승인
추가 임상 결과 따라 승인 취소될 가능성도
FDA,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신약 사용 승인
추가 임상 결과 따라 승인 취소될 가능성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알츠하이머 치료제 사용을 승인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FDA가 승인한 신약의 효능과 관련된 논란이 여전해 향후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일본 공영방송 NHK,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FDA는 이날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일본의 에자이(Eisai) 제약사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승인했다. FDA의 알츠하이머 관련 신약 사용 승인은 지난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과 의사소통 등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을 공격하는 질병으로 치매의 70%가량이 알츠하이머 치매다.
FDA가 승인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캔유맵(Aducanumab)'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 불리는 해로운 단백질 덩어리는 제거하는 것을 돕는다. 단 알츠하이머 환자의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효과는 없고,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 ’s Association)의 해리 존스 협회장은 "오늘은 새로운 날"이라며 "(FDA의) 이번 승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환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좀 더 오래 곁에 둘 수 있게 됐다"고 FDA의 승인을 환영했다.
이어 "이것은 질병의 재앙에 맞서 싸우는 과학자와 기업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 될 것"이며 "이는 희망에 관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료를 원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애드유헬름(Aduhelm)'이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될 치료제를 4주에 한 번씩 주사로 맞아야 한다. 치료제의 정확한 판매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CNBC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업체를 인용해 애드류헬름의 정가가 연간 5만6000달러로, 치료제 주입당 4312달러가 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CNBC 방송에서 "치료제의 가격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향후 4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FDA는 "임상 시험 결과 '베타-아밀로이드'의 감소가 확인됐고, 환자의 증상 (완화) 효과도 합리적으로 예측된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신약 승인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승인 취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NHK에 따르면 FDA는 "이번 승인은 심각한 질병 환자에 대한 조기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신속 승인' 체계로 이뤄졌다"면서 "추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만약 임상 결과 효과가 인정되지 않으면 (신약 사용) 승인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젠-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효능 논란은 이전부터 거론됐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3월 임상 3상에서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중간 평가에 임상시험을 중단했었다. 그러나 이후 3상 임상 참가자 중 일부가 약의 용량을 높인 결과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 자료를 FDA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FDA의 외부전문가 자문위원회는 바이오젠이 제출한 신약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FDA에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FDA는 제약사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신약 승인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획기적인 사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FDA가 논란을 빚는 치료법을 승인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FDA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 발표 이후 바이오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34%가 폭등했다.
RBP캐피털의 브라이언 아브라함스(Brian Abrahams) 분석가는 지난 1일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메모에서 "FDA의 결정이 바이오 의약품 부문 전체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