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최고 또 경신 “실적이 받치고 美 고용지표가 끌고”

2021-06-07 18:08

코스피가 7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4포인트(0.37%) 오른 3252.1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10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3249.30을 약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2포인트(0.17%) 내린 985.86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완화됐고,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더해진 게 이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4포인트(0.37%) 오른 3252.12를 기록하며 종가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달 10일 기록한 3249.30으로 19거래일만에 또 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코스피의 사상최고치 경신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라는 등 정책적인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가까운 이슈로는 미 노동부의 5월 고용보고서다. 비농업 부문 고용이 55만9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시장 예상치인 67만1000명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연준의 긴축 우려가 완화됐다. 뉴욕증시는 이에 환호하며 일제히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밑돈 비농업고용지수 발표로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완화된 데 힘입어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증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미국 고용보고서 결과로 미국 국채 금리 하향 안정, 달러화 약세폭 확대 등이 국내 증시의 사상 최고치 기대감을 키웠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기업들의 이익개선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 꾸준히 호실적을 내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체력이 좋아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며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연중으로는 실적개선 기대감이 있어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실적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과정”이라며 “단순한 유동성에 기반했던 시장이 이제는 실물경기 회복을 반영하면서 천천히 전고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승 흐름은 앞으로 3개월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도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에 대해 “우선은 경기 여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거시적인 여건과 기업 실적 등이 전부 시장의 우상향 방향성을 지지해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의 전체적인 상승보다는 기업의 이익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센터장은 “그동안 경기가 침체됐던 상황에서 변화를 반영한 투자자의 시선으로 호흡해왔다면 지금부터는 경기 속도와 비례해서 봐야 한다”고 말해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구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나 고용지표, 테이퍼링 관련 이슈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면서 “수출경기가 나쁘지 않은 만큼 믿을 건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기 보다는 실적개선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늘어나기는 어렵다”면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는 기업이나 산업 위주로 가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는 4분기부터 나올 것 같다”면서 “선진국 경기가 먼저 회복되기 때문에 수혜는 수출주로 IT와 자동차 업종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해 외부활동이 늘게 될 것”이라며 “엔터나 레저, 카지노 등의 비즈니스가 계단식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