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100일] 고령층 예약률 80% 초과·접종률 13.8%…'순항'

2021-06-05 06:00
4일 0시 기준 백신 1차 접종 13.8%
정은경 "1300만명+α 조기 달성 가능할 것"
6월 AZ·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4종 라인업
전문가 "얀센 예약 폭발적 반응에 기피심리 해소"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광주 북구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내일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라는 소식을 듣고 손으로 숫자 '100'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시작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00일을 맞았다. 접종 초기 백신 물량 부족으로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지만, 최근 백신 수급이 원활해짐에 따라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사전예약률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는 접종 속도를 높여 상반기 내 1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해 전 국민 25% 이상 접종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4일까지 백신 1차 접종 13.8% 달성

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는 708만6929명이다. 전체 인구(지난해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13.8% 수준이다.

신규 1차 접종자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454만6334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253만9958명이다.

백신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454만6334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253만9958명이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2만5504명이 추가돼 누적 224만7008명으로 늘었다. 전체 인구의 4.4%에 달한다.

백신별로 살펴보면 58만5532명이 아스트라제네카, 166만1476명이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국내 1·2차 접종자 전체를 합산한 누계 접종 건수는 933만3300건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경로당 운영이 재개된 1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60세↑ 고령층 예약률 80% 초과 달성

앞서 제기된 접종 기피 우려와는 달리 고령층이 코로나19 사전예약에 적극 참여해 정부가 목표한 80%를 넘기면서 접종이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0시 마감된 고령층 등 우선접종 대상자의 사전예약률은 80.7%로 최종 집계됐다. 60~74세 고령층의 예약률은 80.6%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74세 82.7% △65∼69세 81.6% △60∼64세 78.8%다.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의 예약률은 68.5%, 유치원·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의 예약률은 82.4%다.


◆ 정부 "상반기 1300만명+α 조기 달성 가능"

백신 사전예약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정부가 상반기 목표치인 '1300만명+α 1차 접종'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상반기 1300만명+α 접종과 전 국민 25% 이상 접종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정부는 지난 5월 3일 상반기 접종 목표를 당초 1200만명에서 적극적으로 높여 1300만명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라며 "현재까지 접종자 현황과 사전예약을 감안하면 상반기 1300만명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다 미국이 공여한 얀센 백신 100만명 접종까지 더해지면 상반기에 우리 국민 25% 이상이 1차 접종을 완료할 수 있어 일상회복의 시간을 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단장은 "감염 예방 효과 발표, 접종자 일상생활 지원대책, SNS 예약 서비스 개발·적용 등의 대책으로 전반적으로 접종 의향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전예약률이 예상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 조기 달성 시점에 대해 "6월에 예정된 1차 백신 접종자들이 6월 20일 전후로 집중적으로 접종받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달 말경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 및 미국 백신 제공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백신 4종으로 확대…접종 가속화

국내에서 접종이 진행되는 백신 종류가 이달 중 4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늘어난 백신 종류만큼 접종 대상자도 증가하면서 접종자는 더욱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7일부터는 60~64세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당초 30세 이상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교사와 돌봄인력은 7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으나, 접종 간격이 짧은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백신으로 변경해 7~8월 여름방학 중 접종키로 했다.

30세 미만 군 장병에 대해서는 7일부터 군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그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논란으로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30세 미만(199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경찰·소방관 등 사회필수인력, 취약시설 입소·종사자 등 약 19만명도 이달 15~26일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모더나와 얀센 백신 접종도 진행된다.

앞서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중 사전예약을 완료한 89만2393명은 오는 10~20일 동네 병·의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얀센 백신을 접종한다.

지난 1일 국내에 도입된 모더나 백신 초도물량 5만5000회(2만7500명)분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종사자 중 30세 미만을 대상으로 접종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의 첫 도입물량이 수송 차량에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문가 "백신 기피 우려 해소…11월 70% 달성 문제 없다"

전문가는 최근 진행된 얀센 백신 사전예약, 잔여 백신 예약에 국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자연스레 백신 안전성 우려와 기피 심리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접종 초기 안전성을 이유로 형성됐던 백신 기피 심리가 접종 진행의 가장 큰 난제였는데 이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11월 말 국민 70% 접종' 목표 달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6월 말까지 접종자 '1300만명+α'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며 "현재 접종 수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일부 언론을 통해 초기 백신 접종 관련해 지나친 불안감이 조성됐었다. 얀센 백신 예약 직전까지만 해도 60세 이상 일반인 접종 예약이 주춤하는 모양새였다"며 "얀센 백신이 하루 만에 예약 완료되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얀센 예약 이후 60세 이상 대상자들의 심리가 동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선 하루 200만명씩 접종이 가능하다. 현재 접종 최대치는 75만명 수준인데, 우리 의료 체계 역량의 반도 안 쓴 상태"라며 "계산상으로는 30일만 하더라도 6000만명이 맞을 수 있다. 향후 11월 말까지 70% 달성에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