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기사 합의금 1000만원, 영상 삭제와 무관"
2021-06-04 03:00
"블랙박스 영상 모습 시인…택시기사에 사과"
청와대, 이 차관 사직서 제출 엿새만에 수리
청와대, 이 차관 사직서 제출 엿새만에 수리
택시기사 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취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청와대는 3일 오후 이 차관 사직서를 수리했다. 지난달 28일 제출 후 엿새간 묵혀진 사직서는 이날 오전 이 차관이 블랙박스 영상에서 보인 자기 행동을 시인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자 오후 중 처리됐다.
이 차관은 이날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전날 보도된 영상 장면이 택시기사 폭행 당시 모습이 맞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택시기사에게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택시기사가 억울하게 증거인멸죄로 입건된 데 대해서도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이 차관 취임 후 뒤늦게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고, 올해 들어 경찰 진상조사단과 검찰이 재수사했다. 블랙박스 영상은 전날 방송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일부에서는 이 영상을 지우기 위해 통상보다 많은 합의금을 건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차관은 택시기사에게 준 1000만원이 합의금일 뿐 블랙박스 영상 삭제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의 과정에서 어떤 조건을 제시하거나 조건부로 합의 의사를 타진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에서 마치 합의금이 블랙박스 영상 삭제 대가인 것처럼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합의 이후 택시기사와 피해자 진술 내용 관련해 얘기가 있었던 것은 시인했다. 이 차관 측은 "피해 회복을 받은 피해자와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가해자 사이에 간혹 있는 일이지만, 변호사로서 그런 시도를 한 점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서초경찰서 사건 처리 과정에 어떤 관여나 개입도 하지 않았다"며 "공직에 임명되기 전 사건이기는 하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