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복귀 가까워졌다···“11월 집단면역 목표 ‘눈앞’”
2021-06-03 09:02
요양시설 대면 면회로 가족 간 상봉··· ‘예방접종 증명서’ 들고 경로당 방문 어르신도
‘백신 인센티브’ 효과까지···국민 10명 중 7명 백신 접종 의향
얀센 백신 예약 폭주, 18시간 만에 90만명 마감
‘백신 인센티브’ 효과까지···국민 10명 중 7명 백신 접종 의향
얀센 백신 예약 폭주, 18시간 만에 90만명 마감
# “이렇게 만나 손을 맞잡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다음엔 저희도 대면 면회할 수 있게 백신 맞고 다시 찾아뵐게요.”
지난 1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는 오모씨(87·여)와 윤모씨(91) 부부가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 손을 맞잡고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안부를 물었다. 다만 이날 면회 자리에 함께한 딸, 아들, 사위 등 다른 가족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따로 오씨를 만났다.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조만간 백신 맞고 올게요. 그때 다시 만나요”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이달부터 요양병원, 요양시설의 환자와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가 가능해지면서 일상 곳곳에서 가족 간 만남이 성사됐다. 다만, 접종자만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 인센티브’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가족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 채 뒤돌아서야 했다.
모처럼 경로당에서도 오랫동안 소통하지 못했던 또래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그동안의 안부를 묻는 등 조금이나마 일상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지난 1일 6개월여 만에 문을 연 서울 구로구 소재 대원경로당에는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를 들고 온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르신들은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을 토로하며 “앞으로 자주 경로당에 들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전국민 대비 12.4%, 2차 접종률은 4.3%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어르신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예약률은 75%에 근접했다. 다만, 접종률 50%를 넘긴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아직 접종률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2월 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나 백신 수급 불균형에 따른 문제가 있었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이슈 등으로 백신 접종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접종률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에 얀센과 모더나가 추가 도입되면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코로나 백신 4종 라인업’ 확보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의 백신 인센티브 제도가 본격화하면서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실제로 국민 10명 중 7명 정도는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미접종자라고 밝힌 912명의 69.2%가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받을 의향이 없다’는 답변은 16.1%, ‘잘 모르겠다’는 14.7%였다.
지난 3월 첫 조사 때는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8.0%였는데, 지난달 조사에서 61.5%로 6.6% 포인트 하락했다가 다시 7.8% 포인트 올랐다.
◆얀센 도입에 남성들 “한 방에 끝내자”··· “아직은 시기상조” 충돌 의견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30세 이상 성인이라면 네이버·카카오 앱을 통해 코로나19 잔여 백신을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잔여 백신의 경우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를 기준으로 주변 56개 병원 기관을 검색한 결과 잔여 백신은 ‘0’으로 뜬다.
지난 1일부터는 미국 정부가 우리 군에 제공하기로 한 존슨앤드존슨사의 얀센 백신 사전 예약이 시작됐다. 예약을 오픈한 지 18시간 4분 만에 90만명 분이 마감될 정도로 대상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얀센 백신 접종 예약에 성공한 직장인 곽모씨(39)는 “가족 중 고령층과 어린아이가 있어 백신을 맞는 게 안전할 거 같아 신청했다”면서 “직장인이라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데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백신 접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공존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백신 접종을 맞아야 한다’는 의견에 맞서 ‘부작용 우려가 있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사람들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이번 얀센 백신 접종 예약률을 보면 국민들은 백신을 안 맞겠다는 게 아니라 불안한 백신보다는 효과 있고 안전한 백신을 맞겠다는 것”이라며 “고령층의 화이자 백신 동의률은 80% 넘는다. 안전한 백신이 있다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 교수는 “3분기 내 화이자, 모더나 백신 수급이 이뤄진다면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목표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접종 전 기저질환자는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등을 해야 하고 접종 후에는 이상반응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한 병원 시스템과 최대 4주까지 사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는 게 천 교수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