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트윗 입방정', SEC 경고에도 지속…"테슬라vsSEC 불화 보여줘"

2021-06-02 11:32
WSJ "SEC, 머스크 트윗 사전 검토 위반 지적"
SEC, 지난해 "테슬라, 머스크 감시 소홀' 경고
머스크 트윗, 테슬라 이어 암호화폐에도 영향

미국 금융시장(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애착'에 경고장을 날렸다.

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가 지난해 테슬라에 머스크 CEO의 무분별한 트윗을 경고하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EC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 전에 테슬라 변호사들에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의 명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지난 2018년 트위터에 테슬라를 자진 상장 폐지하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당시 SEC는 머스크 CEO의 트윗으로 테슬라 주가 출렁거린 것을 지적하며 그와 테슬라에 각각 2000만 달러(약 221억6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회장 직위를 포기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법원은 머스크 CEO의 트윗 사전 승인 준수 여부를 두고 테슬라와 SEC 간 분쟁이 발생하자, 2019년 승인 대상을 특정 주제로 구체화해 합의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생산, 신(新)사업, 재무 등과 관련된 사안을 트위터에서 언급하기 전 회사 법무팀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합의 이후에도 테슬라 법무팀의 사전 검토 및 승인 없이 회사와 관련된 사안을 트윗에서 언급했다는 것이 SEC의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SEC는 지난 2019년 2020년 테슬라에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태양광 지붕 생산량과 주가를 언급하면서 회사 법무팀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서한을 보냈다.

머스크 CEO는 2019년 7월 29일 "올해 말까지 매주 1000개의 태양광 지붕을 생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이는 법무팀의 승인 없이 머스크 CEO가 독단적으로 게시한 글로 SEC는 "생산, 매출, 인도 수치 등 관련 공개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는 명령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는 서한을 보냈다. 당시 테슬라는 '태양광 지붕 생산'이 전적으로 머스크 CEO의 '희망 사항'이라고 주장하며 사전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EC의 지적에도 머스크 CEO의 트윗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5월 1일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트윗을 남겨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에 SEC는 테슬라에 또 "머스크 CEO가 반복적으로 법원의 결정을 어기고 있는데도 테슬라는 방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WSJ은 "SEC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수석관리인 스티븐 부흐홀츠(Steven Buchholz) 서명이 담긴 해당 서한에는 '테슬라는 법원의 명령에 따른 필요 의무를 포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테슬라 측은 머스크 CEO의 개인적 의견을 담은 트윗으로 판단, 사전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머스크 CEO는 SEC의 경고장을 받은 지 2달 뒤인 7월 SEC를 조롱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WSJ은 테슬라와 SEC 간 불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머스크 CEO가 미국 감독 당국의 규제를 잘 따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머스트 CEO의 트윗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앞서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와 결제수단 채택을 언급하는 트윗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최근에는 돌연 환경문제를 앞세워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수단 채택을 철회한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