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탈석탄 환영...기후금융 조성해 투자기관 참여 유도해야"

2021-05-29 10:40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환경운동연합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필요"

국미연금공단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앞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른 나라에 비해 뒤늦은 행보인 만큼 기후금융에 속도를 내 금융기관과 투자대상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환경운동연합은 29일 "국민연금기금이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앞두고 탈석탄을 선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국내외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참을 넘어 기존 석탄발전투자를 완전히 철회하거나 최소화하는 단계적인 출구 계획을 공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28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탈석탄 내용이 담긴 ‘국민연금기금 투자제한 전략 도입 방안(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지침인 국민연금의 투자정책서에 '네거티브 스크린' 조항을 신설하고 석탄채굴·석탄발전 산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에 더이상 투자를 하지 않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환경운동연합은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며 "탈석탄을 넘어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행동과 기후금융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연금이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APG, AP, GPFG, CalPERS, CPPIB 등 주요 연기금뿐 아니라 유수의 공적·민간 금융기관들이 이미 탈석탄을 선언하고 기준을 만들어 투자 배제를 실행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국내 투자 자산군은 여러 가지 여건과 현실을 고려해 투자 비중을 제한하되, 해당 기업이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여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연금이 다른 금융기관과 투자 대상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진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기후금융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환경 관련 중점 관리사안으로 기후 변화를 조속히 지정·공표하고,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권고 지표에 근거해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CFD는 기후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방지할 목적으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의 의뢰로 만들어진 국제적인 이니셔티브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그리고 정책금융기관들이 대거 TCFD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환경운동연합은 또 "국민연금은 CDP(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 서명기관으로 등재하고, 투자 대상기업에 기후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전 세계 1만여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CDP를 통해 정보공개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CDP는 전 세계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물, 산림 자원 등 환경 이슈와 관련한 정보공개 프로젝트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상의 탄소중립에 관심을 가지고 주식·채권·대체투자 등으로 발생하는 금융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유엔 주도로 탄생한 '탄소중립 자산소유자 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을 위해 1.5℃ 이하 시나리오 기준에 부합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기금 규모 860조원,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라는 위상에 부합하는 기후행동을 기후금융을 통해 실행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