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체제' 굳히는 이재명 향해 與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견제구

2021-05-26 00:00
정세균 "러시아 백신 도입 주장하며 방역에 혼란 가중"
박용진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지지율이 대세론이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장기간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여권의 다른 대선주자들의 견제구가 거세다. 

차기 대권에 도전 의사를 내비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기본소득,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러시아 백신 도입 등 현안마다 이 지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방미 성과 중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은 아주 커다란 성과다. 코로나19 종식에 한 발 더 다가선 쾌거"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백신 불안감을 부추기고 러시아 백신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방역에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이 지사가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을 주장해온 만큼 비판의 화살이 이 지사를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정 전 총리는 "저는 코로나 방역 사령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때마다 '아무 걱정 마시라,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려왔다"며 "K방역은 혼자서 만든 일이 아니다. 정부와 전국 지자체가 원팀으로 뭉쳐 코로나와 싸워 온 값진 소통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도 이 지사를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지난 16일 이 전 대표가 광주에서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골자로 한 개헌을 공식 제안하자 이 지사는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보다 국민들의 구휼이 훨씬 더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그 구휼을 위한 제도화가 헌법에 담기는 게 좋겠다는 뜻"이라고 재반박했다.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더 직접적으로 이 지사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를 2002년 '대세론'을 탔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패배했던 이인제 전 의원과 비교하며 "박스권에 갇힌 이 지사의 지지율이 과연 대세론이기는 한가"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여권 후보 가운데 장기간 선두를 달리고는 있지만, 30% 안팎에서 머물면서 일각에선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져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지난해 8월 이 지사는 여권의 대선주자들 가운데 차기 지도자 선호도 1위(19%)에 오른 이후 9개월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각에선 이 지사의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해 후보 간 단일화도 거론된다. 결선 투표를 노린 '반(反)이재명계' 합종연횡 가능성이나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2위 이하 후보 간 단계적 단일화도 거론된다. 

한편 여권의 대선주자 3인방(이재명·이낙연·정세균)은 예비 경선이 시작되는 다음 달 말 이전까지 출마 선언 시기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오는 2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다음 달 중순쯤 대담집 출간에 맞춰 출마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