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인구대국'에서 '인재강국'으로 변신 꾀하는 중국

2021-05-23 19:05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지난 4월 말 ‘중국인구가 14억명 아래로 떨어졌고, 곧 인도가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 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10년에 한 번 진행되는 2021년 중국 제7차 인구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5월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제7차 인구 센서스 공식통계를 발표했다. 2020년 중국인구(홍콩, 마카오 포함)는 약 14억2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173만명이 증가했다. 10년 전 6차 인구조사 대비 약 7200만명 늘어났지만 인구증가 속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10년 연평균 증가율은 0.53%로, 특히 2017년부터 신생아 수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20년 신생아 수가 약 1246만명으로 전년 1495만명 대비 약 250만명이 감소했는데 그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중국은 개도국 발전전략에 따라 1982년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했고, 출생률이 하락하자 2012년부터 부부 중 한명이 독생자일 경우는 3~5년의 터울을 두고 둘째를 낳을 수 있도록 정책을 완화했다. 그리고 2015년부터 2자녀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반짝 증가세를 보이다가 다시 201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 자녀 산아제한기준을 어기고 불법으로 출생한 호적이 없는 아이들, 이른바 ‘헤이하이쯔(黑孩子)’의 천국이었던 중국이 대전환의 시대에 봉착한 것이다. 이번 중국 7차 인구조사 결과가 주는 의미와 시사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중국 인구감소가 가져올 향후 중국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출산장려정책의 재정·제도 확대 및 농민공 제도개혁 개편이다. 현재 중국 출산장려정책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물론 둘째 자녀를 출산할 경우 출산장려금을 받을 수 있으나, 관련 규정에 부합해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둘째 자녀를 출산해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출산장려금의 경우 월급과 해당 지역경제 수준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매우 크고, 실제 수령금액도 얼마 되지 않는다. 장려금 지급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2019년 1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되고 있는 '의료위생영역의 중앙 및 지방 재정권한 및 지출책임 구분개혁방안'에 의하면 지역별로 크게 5개 등급으로 구분하여 중앙 및 지방분담금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광시, 구이저우, 충칭, 네이멍구, 티베트 등 1급에 해당하는 지역은 중앙이 80%, 지방이 20%를 분담하는 구조이고, 베이징 및 상하이 등 5급 지역은 중앙이 10%, 지방이 90%를 분담하는 형태이다. 중국은 인구 보너스 효과와 저렴한 인건비의 메이드인 차이나를 기반으로 G2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따라서 적극적인 재정확대와 출산장려정책 도입 및 농민공에 대한 전폭적인 개혁 조치를 통해 최대한 인구감소 위기에 대처하고자 할 것이다.

둘째,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의 가속화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15~59세 노동가능인구의 감소추세가 매우 뚜렷하다는 것이다. 우선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2020년 기준 0~14세 인구가 2억5339만명(17.9%), 15~59세 인구가 8억9438만명(63.4%), 60세 이상 인구가 2억6402만명(18.7%)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경제성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15~59세 생산가능인구가 2010년 대비 6.8% 줄었다. 값싼 농민공에 의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향후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해 임금이 상승하는 ‘루이스 전환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임금인상은 기업의 비용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외국기업들의 탈중국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이는 결국 중국경제성장 둔화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저출산·고령화의 고착화로 향후 저축률이 떨어질 경우 더욱 큰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2030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대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의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데 비해 미국은 반대로 이민 유입 확대에 따른 노동인구가 유지될 경우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구조개편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셋째, 중국 성장방식의 변화와 디지털 인재 강국으로의 전환 가속화이다. 중국은 양적 인구 보너스 효과가 향후 10년 내 상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질적 인구 보너스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경주할 것이다. 과거 인구대국의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닌 인재 강국의 ‘디지털 인 차이나’ 성장방식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제조업이 아닌 하이테크 고부가치 중심의 성장방식 전환을 통해 적신호가 켜진 인구 보너스 위기를 모면하고자 할 것이다. 사실 중국의 인재육성정책은 이미 빠르게 과학기술인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본래부터 테크노크라트 중심의 국가로 이공계 인재가 대우받는 사회다. 중국 고등교육학회 자료에 의하면, 신중국이 설립되던 1949년 이공계 전공 비중이 13.7%였지만, 70년이 지난 2019년 기준 35.4%로 증가하며 3분의1 이상이 이공계 관련 전공이다. 칭화대, 베이징대 등 일류 중점대학만 살펴보면, 이공계 전공 비중이 47.6%로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은 연간 470만명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졸업생을 배출하며 인도를 훨씬 능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미래성장동력에 맞게 인구 감소의 공간을 향후 디지털 인재 양성을 통해 메우고자 할 것이다.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이 발표한 2019년 세계인구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24년 인도가 중국을 추월해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되고, 중국은 2024년 14억3191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100년에 7억3189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조급해진 이유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유엔은 한국의 경우 2031년에 인구 정점인 5429만명을 기록한 뒤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2100년에 2678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의 출산장려정책 및 인재육성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틀을 깨는 교육방식으로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 경영전략박사 △주중 한국 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