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열려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용자는 '10명 중 3명'

2021-05-23 07:00
KISDI,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특성 분석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68.2%, 월정 기본 데이터 요금제 이용

[사진=KISDI 보고서 갈무리]

5G 상용화 2년 차인 지난해 스마트폰 가입자 10명 중 3명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펴낸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31.8%에 그쳤다. 10명 중 7명(68.2%)꼴로 월정 기본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5G 상용화 첫해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이탈이 컸다. 보고서를 보면 2019년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중 42.7%는 지난해 일반 요금제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가입자도 절반 수준(55.4%)이었다.

정부의 통계도 유사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3월 말 기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분석해 보면, 전체 5G 가입자 수 중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수는 778만명이다. 전체 가입자 대비 53%에 불과하다. 무제한 요금제의 총 데이터 사용량을 가입자 1명당 트래픽으로 나눈 값이다. 전체 가입자 중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8%에서 지난해 9월 58%, 12월 55%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비울(2019~2020년) [자료=KISDI 제공]


보고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용자는 '헤비 유저'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시간은 하루평균 97분으로, 일반 요금제 이용자(59.6분)보다 37.4분이 더 길었다. 와이파이 이용시간(96.7분)도 일반 요금제 이용자(84.7분)보다 12분 길었다. 그만큼 데이터를 적극 소비하는 헤비 유저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의 통계에서도 5G 일반 요금제 이용자의 1가입자당 트래픽은 2019년 6월 12.25GB에서 지난 3월 12.2GB로 거의 변동이 없다. 반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이용량은 같은 기간 26.18GB에서 37.9GB로 증가했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G 상용화 초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집중 출시되면서 이들 요금제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었지만, 이후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는 데이터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와, 속도제한 없이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 모두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분류했다. KISDI 측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동일한 수준의 기본데이터만을 제공하는 요금제보다 가격이 비싸며, 높은 가격 지불 의사는 데이터에 대한 수요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KISDI는 요금제를 5G로만 국한하지는 않았다. 다만 5G 상용화 직후인 2019년과 지난해 가입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서, 5G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