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 “한국전 참전용사들 헌신 덕에 오늘 번영 이뤘다”
2021-05-22 14:00
정상회담 후 ‘추모의 벽’ 착공식 참석…한·미 혈맹 행보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건립 예산 97% 韓 정부 부담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건립 예산 97% 韓 정부 부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미(美)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 기념사에서 “깊은 존경을 표하며, 용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착공식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재단 이사장,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이수혁 주미대사, 한국전 참전용사 및 유가족, 현지 교포 등 250여명이 함께 했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인원을 최소화한 가운데 헌화 및 묵념, 국가 연주, 추모 기도, 환영사, 기념 공연, 대통령 기념사, 제막 및 시삽 순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군사 동맹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와 인권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역사상 가장 모범적이고 위대한 동맹으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고통스러운 역사도 영광스러운 순간도 항상 함께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동맹의 힘이 필요한 순간마다 한국은 변함없이 미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은 새로 발굴된 다섯 분 영웅들의 유해를 최고의 예우를 다해 미국으로 송환했다”면서 “한국 정부는 마지막 한 분의 영웅까지 떠나온 고향,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미국에 송환한 55개 유해함에서 신원이 확인된 분은 일흔 네 분”이라며 “북한 땅에서 잠든 용사들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은 6·25전쟁에서 헌신한 참전용사에 대해 감사와 한·미 간 우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보훈처가 추진 중인 유엔(UN) 참전기념시설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건립 사업은 지난 2016년 10월 7일 미국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법’이 통과된 이후 성금 모금 등 한·미 양국 각계의 노력 끝에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특히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상징으로 거듭날 추모의 벽을 조속히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예산 2420만 달러(274억원)의 97%가 넘는 2360만 달러(266억원)를 부담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현충일 추념사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기념사 등 두 차례에 걸쳐 2022년까지 추모의 벽을 완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다.
추모의 벽은 ‘기억의 못’ 둘레에 화강암 소재로 된 높이 1m, 둘레 50m 벽을 설치하는 형태다. 벽면에는 미군 및 카투사 전사자 4만3769명의 이름과 함께 유엔 참전국 수와 부상자 수를 새겨 넣을 예정이다.
착공식이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미국 연방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한국전 참전 기념시설로 공원에는 6·25에 참전한 미군 19명이 판초 우의를 입고 정찰을 벌이는 모습을 표현한 유명한 동상이 있다.
이 기념공원은 미국 정부와 참전용사, 국내 기업이 뜻을 모아 조성한 곳으로 연간 4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 1995년 7월27일 기념비 제막식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이 참석했었다.
한편 이번 착공식 행사에는 미군 19명 동상의 모델이 된 인물 중 한 명인 윌리엄 웨버 예비역 미 육군대령도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