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수백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혐의로 기소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최성보·정현미 부장판사)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인장 전 회장에게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전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91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삼양식품에 무죄를, 계열사 3곳에는 벌금 800만원을 판결했다. 이들 법인도 1심에서는 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형량이 줄었다.

전 전 회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 2곳을 통해 538억원 규모의 허위계산서·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는다.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두 페이퍼컴퍼니에서 320여회, 총 533억원 규모로 허위계산서·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혐의다. 물품을 공급받은 것처럼 속인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두 회사가 인적·물적 실체를 갖추지 못한 페이퍼컴퍼니라도 이와 무관하게 자기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계열사가 외부거래를 한 부분은 자기 재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부가세를 납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일부 거래 관련 세금계산서는 여전히 허위라고 봤다.

전 전 회장은 2008~2017년 삼양식품이 계열사에서 납품받은 포장 상자와 식재료 중 일부를 페이퍼컴퍼니에서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4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이 사건으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