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업종]원자재 가격 상승에...중국 조미료 업체들 '울상'

2021-05-20 15:32
해천미업, 중거고신 등 간장 업체 영업이익율 감소
조미료 가격 올릴까... 중소 업체들 타격 심각

[사진=해천미업]

중국 증시에서 지난해 고공행진했던 식품주들이 올해는 부진을 겪고 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치솟은 여파다. 특히 조미료 업체들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는데, 함부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두 가격 지난해 4분기 대비 약 40% 올라... 간장 업체 압박
20일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조미료 업계의 원가 상승 압박이 심각하다. 콩,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다롄상품거래소(DCE)에서 거래되는 대두 선물 가격은 지난해 4분기 t당 4496위안(약 79만원)가량에서 꾸준히 상승해 현재 t당 6231위안까지 치솟았다. 상승폭은 무려 약 40%에 달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중국 대표 조미료 기업인 해천미업(海天味業, 상하이거래소, 603288)이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해천미업 주가는 올해 약 33% 이상 하락했다. 원자재 상승으로 마진 압박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해천미업의 부진은 1분기 실적보고서에 여실히 반영됐다. 매출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업이익율이 전 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다. 해천미업의 1분기 영업이익율은 40.94%로, 전 분기에 비해 1.24%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2위 간장제조업체인 중거고신(中炬高新, 상하이거래소, 600872)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거고신의 1분기 영업이익율은 전분기 대비 2.62%포인트 쪼그라든 38.94%를 기록했다.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올해 주가 하락폭만 약 30%에 달한다.

간장 제조업의 경우, 통상 원재료 원가가 제조 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제몐은 설명했다.

간장 업체뿐 아니라 식초 업체 역시 압박이 있다. 중국 대표 식초 업체인 항순초업 항순초업(恒順醋業, 상하이거래소, 600305)의 1분기 영업이익율도 전분기 대비 0.49%포인트 하락했다고 제몐은 설명했다.
가격 인상 못하는 중소업체들 어려움 커
이에 따라 조미료 가격 상승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원가 상승 압박이 계속된다면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중국 최대 조미료 기업인 해천미업이 “2021년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을 박아 놓은 상태라 현재까지 조미료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중소 업체다. 해천미업이나 중거고신과 같은 대기업들은 곡물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원가 압박을 버틸 여력이 충분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원가 압박 상황이 길어질수록 실적 부침이 심하다.

중국 지역 조미료 업체인 가가식품(加加食品, 선전거래소, 002650)이 대표적이다. 가가식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율은 전 분기 대비 3.89%포인트나 하락했다. 올해 주가 하락폭도 약 13%에 달한다.

제몐은 "조미료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해천미업 등 선두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 상황에서 가가식품과 같은 중소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먼저 인상하긴 힘들다"며 "중소 업체들의 원가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