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1년새 2.7배 오르고 품귀현상까지

2021-05-20 05:05
제조업 중기 "수주 따놓고 철강재 없어 손실"

영세한 중소 철강제품 제조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폭등한 원재료 가격을 납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철강 품귀현상까지 벌어진 탓에 수주를 해놓고도 원자재가 없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226.46달러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5월 초 83.06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7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글로벌 각국이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철강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반면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이던 중국이 대기오염 규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부분 철강재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지난달 말에는 11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강관 가격도 t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급등했다. 납품 단가에 철강재 가격 인상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국내 중소기업이 당장 문제에 놓이게 됐다.

한 철강제품 제조기업 관계자는 "발주업체에 원자재값 상승분을 모두 반영하기도 어렵고, 반영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영세 기업 입장에서는 견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제공]
 

더 큰 문제는 비싸게 돈을 주고서도 철강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조달청이 공공 발주한 교량을 건설하던 한 건설사는 이달 들어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조달청마저 교량에 활용할 철근(봉강)을 제때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근 가격의 기준이 되는 'SD400' 제품의 t당 가격은 지난 14일 9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70만원을 넘지 못했던 철근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건설사 사이에서는 97만원보다 더 웃돈을 주고서도 철근을 구할 수 없다는 후문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 증가 등 건설경기 회복으로 급증한 철근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철근 수급 차질로 공사가 중단된 건설사가 많아 발주처와 공기 연장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스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