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슈퍼(GA)도 '규제 비명'
2021-05-19 19:00
당국 모집수수료 1200% 제한…수입수수료 급감·설계사 영입 실패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독립보험대리점(GA)이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설계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모집수수료를 1200% 이하로 제한하면서 수입수수료가 급감한 데다, 주요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면서 설계사 유치 경쟁이 본격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험사가 자회사형 GA 설립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GA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플러스에셋과 GA코리아 등 주요 GA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플러스에셋은 이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665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9%, 52.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37억원으로 작년 대비 34.4% 급감했다.
이 밖에도 주요 대형 GA의 1분기 생보 매출은 글로벌금융판매 30억7700만원(작년 동기 37억6900만원), 인카금융서비스 29억2400만원(작년 동기 31억8900만원), 에즈금융서비스 25억8900만원(작년 동기 32억1700만원), KGA에셋 21억3100만원(작년 동기 28억5200만원), 엠금융서비스 19억3900만원(작년 동기 21억7500만원), 프라임에셋 19억3000만원(작년 동기 23억3800만원), 한국보험금융 19억800만원(작년 동기 23억32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와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주요 상장 생명보험사 4곳(삼성·한화·미래에셋·동양생명)의 1분기 순익은 1조393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5.08% 증가했다. 주요 상장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도 작년 동기 대비 76.1% 급증한 87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200% 룰이 시행되면서 보험사 전속설계사 영입도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보험사 전속설계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제공해 양질의 설계사 영입이 가능했지만, 수수료 제한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된 것이다.
GA업계는 실적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 설립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보험영업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출범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총자본 6500억원, 영업기관 500여개, 임직원 1300여명, 보험설계사 1만9000명의 초대형 GA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은 3500여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고, 신한금융플러스는 상반기까지 설계사 수를 4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현대해상의 자회사형 GA인 ‘마이금융파트너’도 지난달 초 영업을 개시했다.
GA 한 관계자는 "1200% 룰 시행으로 주요 GA의 실적 악화는 이미 예견됐다"면서도 "보험사들의 잇단 자회사형 GA 설립으로 GA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당분간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형 GA의 경우 실적 악화로 매물로 나온 중소형 GA를 인수해 조직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소형사는 사실상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