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카 인재 전쟁]"뺏어야 산다"... 전기차 3인방 기술자 쓸어 담는 빅테크

2021-05-12 06:00

지두자동차의 샤이핑 최고경영자(CEO). [사진=바이두]
 

#. 중국의 한 중소 신에너지 자동차 제조업체의 츠쥔(迟骏) 팀장은 최근 2년 사이 10여명에 달했던 팀원을 모두 뺏겼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3인방인 리샹(리오토), 웨이라이(니오), 샤오펑(X-peng)의 공세에 이어 올해는 돈 있는 빅테크의 공격이 가세한 영향이다. 그는 마치 도미노 패가 연이어 넘어지듯이 줄줄이 계속된 팀원들의 이직이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 직장인인 청즈(程智)는 최근 채용 플랫폼에 등록된 자신의 상태를 ‘연락처 비공개’로 바꿨다. 걸려오는 전화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는 “상태를 바꾼 날에만 20명이 넘는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상태 변동의 이유를 밝혔다. 헤드헌터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그는 중국 대형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의 직원이다.

최근 중국 스마트카 업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스카우트 전쟁’을 소개한 중국 언론 보도의 일부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채용 열기에 올해 시장에 막 진출한 빅테크들의 인재 모시기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제몐은 디디추싱, 샤오미, 바이두 등 스마트카 제조의 후발주자들이 실력 있는 인재 확보를 위해 더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업계에 ‘인재 뺏고 뺏기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디추싱, 완성차 업체 부사장급 인사에 3억 이상 연봉 제시
보도에 따르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디디추싱이다. 한 업계 베테랑 소식통은 디디추싱이 최근 전통 완성차 업체의 부사장급 인사를 연봉 200만 위안(약 3억5000만원)에 모셔갔다고 귀띔했다. 완성차 업체 부사장급 임원의 대우는 평균 60만~80만 위안 수준인데 이보다 2.5배가량 높은 연봉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디디는 업계 전문가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디의 인재 채용을 돕고 있는 한 헤드헌터는 “그들은 업계 최고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샤오미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아직 샤오미 스마트카 분야의 대규모 공개 채용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부터 샤오미 인사관계자들은 일부 헤드헌터에 연봉 200만 위안 이상 급의 전문 인력 모집을 요청했다.

바이두와 지리자동차의 합작 전기차 제조업체인 지두자동차(集度汽車)의 샤이핑(夏一平)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가장 주요 업무는 ‘채용’이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약 200~300명의 면접을 진행했지만, 면접은 쉬지 않고 진행될 예정”이라며 “연내 1000~1500명 고용, 내년 2000~3000명 고용 계획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샤오펑 "내년까지 R&D 인력 2배로 늘리겠다"
빅테크의 인재 모시기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신에너지차 시장을 빅테크보다 먼저 경험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3인방은 시장의 경쟁력은 곧 인재라는 이치를 잘 알고 있다.

지난 2월 리샹이 상하이에 연구 단지를 설립하고 2000명 규모의 대규모 채용에 나선 이유다. 샤오펑 역시 내년 말까지 연구개발(R&D) 인력을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인재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니오도 올해는 채용 예산 주머니를 가득 채웠다. 니오의 채용을 돕고 있는 해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니오는 새로운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채용 예산이 매우 충분하다”며 “특히 자율주행 분야의 전문가 모집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니오는 특히 해외의 관련 업계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웨이모나 오로라 출신 인재에 150만 위안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