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칼럼] 부동산稅 집임자가 울면 세입자는 비명

2021-05-10 20:20



 

[김용하 교수]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동산과 관련된 세제를 뒤흔든 결과, 여론이 악화되자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개편 여부를 두고 여야 간 논쟁이 뜨겁다.

태풍의 중심에는 종부세가 있다. 종부세율이 6월부터 인상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기존 0.6~3.2%에서 1.2~6.0%로 인상되고, 1주택자와 일반지역 2주택자도 0.5~2.7%에서 0.6~3.0%로 오른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전년 대비 세금 부담 상한액도 200%에서 300%로 높아진다. 세율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시가격의 인상으로 종부세 대상이 대폭 확대되어 충격이 배가되고 있다.

1주택자 종부세 기준은 9억원이다. 2008년에 만들어진 기준이다. 그동안 집값이 전국 42.7%, 서울은 43.2% 상승했다. 따라서 종부세 대상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9년 51만7000명, 2020년 66만7000명이었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2021년에는 85만6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대비 종부세 대상자가 33만9000명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세율 인상에다 공시가격이 높아져 종부세 세수는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개인·법인이 부담하는 종부세가 2019년 9524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5224억원으로, 2021년에는 4조5515억~6조53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최대 4배, 2019년과 비교하면 최대 6.4배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재산세 세수 6조원을 포함하면, 부동산 관련 보유세 세수는 많게는 12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의 6조원, 2020년의 7조원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 된다.

최근 몇 년간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아보겠다는 의도에서 보유세를 대폭 인상한 것이지만 정부의 뜻과는 다르게 집값은 별로 내리지 않고 있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20년 4월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6727만원이었지만, 금년 4월에는 4억7745만원으로 30.0% 상승했다. 보유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은 보유세 인상과 함께 양도세도 인상하기 때문이다.

오는 6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도 대폭 인상된다. 1년 미만 보유주택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주택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인상된다. 게다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원래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10% 포인트, 3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 포인트 부과했지만, 6월부터는 각각 10% 포인트 더 인상된다. 1주택자의 경우에도 주택가격이 9억원이 넘으면 거주요건과 보유요건을 모두 강화했다. 보유세가 부담이 되어서 팔려고 해도 팔 수도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1주택자의 경우에도 9억원 기준에 포함되어 양도세 부담이 커졌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상속·증여세가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증여나 상속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렇게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폭 높인 것은 부동산 보유 혹은 양도에 따른 소득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불로소득으로 보고, 따라서 징벌적인 과세를 해야 하고, 또한 우리나라는 재산 관련 세금이 너무 낮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과연 그렇까?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동산세금 비중은 4.05%로 OECD 국가 중 영국(4.48%)과 프랑스(4.13%)에 이어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OECD 평균(1.96%)과 비교해선 2배가 넘는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세금이 2019년 이후 2배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2021년 기준으로는 1위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여기에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재산에도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은 포함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에 대한 중과세는 세금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 4월 조사에 따르면 순수 전세 비중이 71.6%에서 65.9%로 감소했다.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움직임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자 잡으려다 세입자 잡게 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보유세와 양도세, 증여상속세까지 부동산과 관련해 철벽처럼 높아지고 있는 세금은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보다는 부동산 거래에 찬바람이 불게 만들고 있다. 세금을 포함한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 강화로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자 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부동산 광풍에 이어 가상자산 광풍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가상자산에도 세금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빼들었지만 그 귀추가 오히려 우려된다. 부동산을 포함한 시장은 물 흐르듯이 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왜곡이 없어진다. 수급의 불안정으로 가격이 일순간 상승할 수 있지만 이는 곧 공급의 증가로 이어져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다는 오랜 관찰과 경험에서 만들어진 기본이론을 되새기고, 원점 상태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를 포함하여 규제 전반을 재검토하여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궁극적으로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용하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전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 △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