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 안착률 92.86%, 강풍도 막지 못한 박현경의 새역사

2021-05-02 17:43
KL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박현경 버디4·보기2 2언더파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컵 들어
타이틀 방어는 1982년 이후 39년 만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박현경[사진=KLPGA 제공]


박현경(21)이 방어에 성공하며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대회 2연속 우승은 1982년고 구옥희 선수 이후 39년 만이다. 강풍이 불었던 셋째 날과 마지막 날 그는 92.86%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했다. 이틀 동안 단 두 번만 페어웨이를 놓친 셈이다.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마지막 날 경기가 2일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사우스링스 영암 골프장 카일필립스(파72·6532야드)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 결과 박현경은 버디 4개,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2위 그룹(9언더파 279타)을 형성한 김우정(23), 김지영2(25)를 1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해 제41회 우승에 이어 이번 회차 우승으로 2연속 우승에 성공, 우승 상금으로 1억8000만원을 받았다.

1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현경은 첫 홀(파4)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4번홀(파4) 보기를 범했지만, 9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1타를 줄인 채 10번홀(파5)로 들어선 그는 12번홀과 13번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7번홀(파3) 보기를 범했다.

마지막 홀 김지영2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승리의 여신이 박현경을 향해 미소 지었다. 우승이다.

박현경은 지난해 5월 개막전으로 치러진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두 번째 우승은 7월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다. 임희정(21)과 연장 승부 끝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9개월 만에 들어 올린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컵이다.

박현경은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242야드(221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2.86%(13/14), 그린 적중률은 77.78%(14/19)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30개였다.
 

박현경과 캐디를 자처한 부친 박세수씨(왼쪽부터)[사진=KLPGA 제공]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박현경은 "꿈을 꾸는 것 같다. 생애 첫승을 했던 대회에서 3번째 우승을 했다. 너무 영광스럽다. 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큰 욕심 없으려고 노력했다. 우승하지 말자고 되뇌었다.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버디가 나왔다. 9번홀에서 긴 퍼트가 성공하면서 흐름을 잘 탔다. 그래서 후반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박현경은 캐디를 자처한 부친(박세수 씨)과 함께 3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박현경은 "아버지와 함께 골프장을 공략했다. 아버지의 선택을 믿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원동력을 꼽자면 '아버지'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날과 마지막 날은 강풍이 불었다. 평균 초속 7.3m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박현경은 셋째 날과 마지막 날 92.86%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했다.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양일간 바람을 느끼고 나서 공략을 위한 계산을 할 수 있었다. 이 골프장은 비슷한 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바람을 믿고 티샷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 끝에 박현경은 "꾸준하게 치는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올해 첫 승이 목표였다. 앞으로 꾸준히 톱10 안에 들어서 대상을 받아 보고 싶다"며 "후원사인 한국토지신탁 대회(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가 열린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대회장은 팔봉 골프장(現 상떼힐 익산 골프장)이다. 부모님이 처음 만난 곳"이라고 말했다.

박현경의 부모는 팔봉 골프장에서 사랑을 키웠다. 그의 아버지는 '프로'로 어머니는 '프론트 직원'으로다. 그런 그에게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염원처럼 올해 두 번째 우승컵을 '약속의 땅'에서 들어 올릴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