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 40만명 근접…'인도발 변종'에 팬데믹 공포 재확산

2021-04-30 14:58
인도,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38만6452명
또 사상 최다 기록 경신…사망자도 3498명
유럽·인도 주변국 등서 인도발 변종 확진세
일부 국가 인도발 입국제한·국경봉쇄 나서
CNN "인도발 변이, 세계 공중보건에 위협"

지구촌이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 유입 공포에 떨고 있다.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평균 30만명을 웃돌고, 사망자 수도 30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새로운 진앙이 됐다.

세계 최대 백신 공장에서 코로나19 ‘지옥’으로 추락한 인도를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네팔 등에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종 바이러스’ 공포에 인도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를 마비시켰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봉쇄’ 위기에 다시 직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국 CNN은 29일(현지시간)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전 세계의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분열된 각본(시나리오)으로 팬데믹과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장에서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한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한 마지막 의식을 치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인도 확진자 또 사상 최다 기록···지역·국경봉쇄, 입국제한 이어져

30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8만6452명으로 사상 최다 기록을 다시 세웠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3498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876만2976명이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는 코로나19 2차 유행 이후 집계된 확진자 수는 317만228명으로 전제 감염자 수의 16.90%를 차지했다. 또 인도의 코로나19 회복률도 81.99%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 후 회복된 인원은 158만4418명이고, 사망률은 1.11%이다.

특히 최근 인도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변이(E484Q)와 미국 변이(L452R)에서 발견된 형태의 이중 변이 바이러스 ‘B1617’ 이외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됐다. 이로 인해 지구촌의 불안감을 증폭했고, 이는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 프랑스 남서부 누벨아키텐 지역보건 담당자는 현지 방송 BFMTV와 CNews 등을 통해 인도에서 입국한 확진자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빠른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다가서며 마스크 규제를 완화한 이스라엘에서도 41건의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또 지난 28일 저녁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발 여객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네팔에서도 인도 입국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퍼지자 각국은 인도발 입국제한과 지역봉쇄 나아가 국경까지 걸어 잠그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호주,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인도발 항공편 운항을 금지했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은 자국민에 대해서만 인도에서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인도발 입국자의 10일간 자가격리 의무화를 결정했다. 한국도 한·인도 간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를 중단하고, 내국인 이송 목적 운항만 허용하기로 했다.

네팔은 인도발 입국자의 확진 사례가 대거 등장하자 29일부터 15일간 지역폐쇄에 돌입했다.

네팔 역학질병통제국의 크리시나 프라사드 포우델(Krishna Prasad Poudel) 국가역학 및 통제 부서 책임자는 “확진 사례 증가 대부분은 인도에서 돌아온 네팔인 때문”이라며 “인도와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것을 포함한 몇 가지 변종(변이 바이러스)이 네팔 환자에게서 발견됐다”고 CNN에 설명했다.

앞서 관광업 중단에 따른 경제 충격을 우려해 외국인 관광객을 이동 통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터키는 29일부터 5월 17일까지 3주간 ‘완전 봉쇄(full lock down)’를 결정했다. 지난 2월까지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000명에 불과했던 터키는 이달 말 일평균 6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국가 의료 체계 위기에 직면했다.
 

29일(현지시간) 인도의 한 여성이 수도 뉴델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남편 옆을 지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인도발 변종, 세계 공중보건 위협···전 세계 백신 균형 이뤄야”
 
CNN은 인도 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과 같은 곳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서로를 껴안고 기뻐하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를 세고 있다고 꼬집었다.

CNN은 인도에서 매일 3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도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면서 백신 효력을 회피하고 전염성이 더 강하고 치명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졌어도 백신 효력을 피하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노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시 자(Ashish Jha)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우리가 인도를 돕지 않으면 전 세계에 걸쳐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기적인 이유로 모든 나라는 통제 불능이 된 대규모 발병 사례를 우려해야 한다”고 CNN에 말했다.

미국 생물의학연구소인 브로드 인스티튜트의 브로닌 매키닌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인도에서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어떤 수준의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왔는지 알 수 없다며 다들 상황을 주시하며 자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변이 바이러스 여부 확인을 위해선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시퀀싱(sequencing)’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도는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30만명 이상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0.06%의 시퀀싱만 하고 있다.

CNN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재앙을 막기 위해선 인도 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적인 처방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인도는 앞서 ‘세계 최대 백신 공장’으로 불렸지만, 자국 내 공급 물량은 충분하지 않아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가디언에 지구촌은 상호 연결된 세계라며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평하게 배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만약 여러분이 부유한 국가이고 여러분이 가진 자원이나 능력이 없는 국가를 상대하고 있다면, 서로를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