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층 사로잡고 1000억원대 매출 찍은 술집 ‘헬렌스’
2021-04-29 01:00
최근 2년 사이 급성장... 지난달 홍콩 증시 상장 도전장
디지털화로 인건비 절감, 낮은 임대료 입지 선정 등으로 원가 절감
2023년 내 중국 전역에 2200개 매장 열 계획
디지털화로 인건비 절감, 낮은 임대료 입지 선정 등으로 원가 절감
2023년 내 중국 전역에 2200개 매장 열 계획
中 술집 프랜차이즈 중 첫 IPO 도전... 성공 요인은 '가격 경쟁력'
지난달 30일 헬렌스의 홍콩증시 기업공개(IPO) 도전 소식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최대 술집 프랜차이즈인 만큼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중국에서 술집이 자본시장 진출에 도전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집은 식품안전, 범죄 등과 관련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IPO 시장에서 환영받는 업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렌스의 도전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헬렌스의 인기가 워낙 뜨거울 뿐 아니라, 꽤 오랜 기간을 거쳐 성장하면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36커에 따르면 헬렌스 1호점은 2009년 중국 베이징 우다오커우(五道口)에서 문을 열었다. 인근에 베이징대학교와 칭화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젊은이들의 방문이 잦았다. 하지만 임대료는 저렴한 편이었다. 우다오커우에서 제일 외진 곳에 매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점이 헬렌스의 성공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헬렌스의 창업자인 라오쉬(老徐) 회장은 ‘낮은 임대료’를 매장 입지 선정의 주요 요소로 삼았다. 대학가 인근의 임대료가 낮은 곳에서 주로 문을 열었고 이에 따라 1선 도시보다는 2~3선 도시를 주로 공략했다.
임대료가 낮아 매장이 대학가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위치에 있다는 단점은 가격 경쟁력으로 극복했다.
실제 헬렌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류 가격은 다른 술집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호프집이나 칵테일바에서 판매되고 있는 맥주 350ml의 1병의 가격은 20위안(약 3400원) 수준인데, 헬렌스에서는 대부분 10위안 이하다.
값비싼 수입맥주와 헬렌스의 자체 제조 맥주인 ‘헬렌스 맥주’의 가격을 엇비슷하게 맞춰 판매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구체적으로 헬렌스 자체 제조 맥주의 가격은 7.8~9.8위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입맥주는 9.8위안이다.
매장 운영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서 인건비 지출도 낮췄다. QR코드 스캔 방식으로 주문 및 결제를 가능하게 했고, 매장 재고 관리도 디지털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낮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저렴한 서비스와 제품 가격으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2018년부터 폭푹성장...80개 지역서 370여개 매장 운영
사실 헬렌스가 이 같은 시스템을 완성한 건 지난 2018년 직영점 체제를 구축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때부터 헬렌스의 폭풍 성장이 시작됐다.헬렌스가 제출한 IPO 신청서에 따르면 헬렌스의 2018~2020년 연간 매출액은 각각 1억1500만 위안, 5억6500만 위안, 8억1800만 위안으로 크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익도 각각 1083만 위안, 7913만 위안, 7575위안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67%에 달한다.
매장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80여개 지역에서 370여개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매장 수는 중국 2위 술집 프랜차이즈업체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36커는 설명했다.
헬렌스는 이번 IPO를 통해 신규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라오 회장은 “2023년까지 중국 전역에 2200개 점포의 문을 열 계획”이라며 “디지털 운영 능력 강화에도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