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183%' KC코트렐, 유상증자로 턴어라운드할까

2021-04-29 00:02

 

[KC코트렐]




대기환경플랜트 기업 KC코트렐이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무 개선 가능성이 낮지만 세계 각국의 탄소 저감 정책으로 환경플랜트 산업의 전망이 나쁘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코트렐은 약 317억원의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증자의 목적은 운영자금(217억원)과 채무상환자금(100억원) 조달이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인수회사는 하이투자증권이다.

KC코트렐은 1973년 한국코트렐공업 주식회사로 설립된 한국 최초의 환경플랜트 전문회사다. 2009년 사명 변경 이후 이듬해 KC그린홀딩스로부터 인적 분할을 통해 현재 모습을 갖췄다. 제철소나 석탄화력발전소에 필요한 대기오염 방지 기계장치 생산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작업 과정의 오염 물질을 회수하는 집진 설비, 화력 발전 중 배출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탈황설비 등이 주요 제품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과 바이오매스 발전플랜트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KC코트렐은 미세먼지와 저탄소 그린 뉴딜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주목을 받았다. 본래 전방산업인 발전소, 중공업 경기에 따라 업황이 좌우되는 특징을 보였지만, 지난 몇 년간 세계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 흐름을 보이며 환경플랜트 설비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7년 168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 2019년 3006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억원에서 85억원으로 늘었다.

성장세를 보이던 회사는 지난해 암초를 만났다. 국내외의 대규모 수주 사업들이 공사 지연과 하도급업체의 부도 등으로 손실을 초래하며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지난 2016년 수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플랜트 건설 사업이 지연되며 보상금 지급 비용 등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고성하이화력발전소와 강릉안인화력발전소의 탈황설비 공사에서 협력업체의 부도, 침수 피해 발생 등으로 손실이 나타났다.

연이은 손실로 실적이 저하되며 재무 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3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447억원과 당기순손실 6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대규모 손실로 이익잉여금이 감소하며 총 자본이 줄어든 결과 부채비율도 급증했다. 2017년 132.0%, 2018년 182.4%, 2019년 335.6%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183.6%로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 가장 큰 수치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모회사인 KC그린홀딩스의 지원에 추가 자본 확충 노력이 더해지면 자본잠식 가능성은 낮다. 본업인 환경플랜트 분야가 여전히 각광받으며 최근 지속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올해 들어 인도와 대만에서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1452억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환경설비 공사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