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의 눈물] 하이난의 거침없는 질주…위기의 한국 면세점
2021-04-27 08:00
같은 코로나 시절에 중국 약진 비밀은
국내 면세업계가 열릴 줄 모르는 하늘길만 바라보는 사이, 중국 '하이난(海南) 면세점'의 성장세가 매섭다.
26일 중국 하이난성 상무청에 따르면, 하이난의 1~2월 매출액은 85억 위안(약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대비 359% 급증한 수치다. 올 춘절 연휴 기간(2월 11~17일)에만 약 20만명이 방문했으며, 면세품 매출액이 15억 위안(약 258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공개한 1~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이 2조4700억원으로 작년 대비 3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중국 면세점 기업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세계 1위 면세사업자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CDFG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듀프리, 롯데, 신라 면세사업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인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CDFG는 2019년보다 8.1% 증가한 66억3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48억2000만유로로 2019년과 같은 2위, 신라면세점은 매출 42억9000만유로로 2019년과 마찬가지로 3위에 올랐다. 2014년 이래 1위 자리를 지켰던 스위스의 듀프리는 매출이 23억7000만유로로 71.1% 감소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CDFG의 비약적인 성장은 모두 하이난성 면세점 덕분이다. 내국인 면세 규제가 대폭 풀린 하이난성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48억9000만 달러)은 전년에 비해 134.3%가 늘었다. 하이난 면세점 7곳 중 4곳이 CDFG 소유다.
유통업계에선 그동안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를 책임졌던 중국인 관광객과 다이궁(代工·중국 보따리상)이 코로나 방역 강화로 한국 입국이 까다로워지자, 하이난 면세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소비 추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2019년 중국 소비자의 사치품 소비는 전 세계 35%를 차지했는데, 대부분의 구매(약 70%)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후인 지난해 전 세계 사치품 판매는 23% 감소했지만, 중국의 사치품 소비는 48% 증가해 346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 내수 소비로 몰린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면세산업 육성에 나서 왔다. 하지만, 국내 면세업계에선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감의 근원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 소싱 능력에서 나왔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면세시장인 만큼 국내 면세점은 대다수의 브랜드에 대해 바잉파워를 확보해왔다. 2019년 기준으로, CDGF 온라인몰 기준 화장품 입점 브랜드가 32개에 불과할 당시, 한국 면세점의 경우 스킨케어는 기본 400개 이상, 메이크업은 300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쟁력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서 지난 1월 실시한 한·중 양국 인터넷면세점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중국 대비 국산 화장품은 약 11%, 수입화장품은 약 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국산 37%, 수입 24%, 2020년 국산 19%, 수입 20% 대비 줄어든 수치다.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에 따르면 랑콤·조말론·시세이도 일부 제품은 한국과 홍콩 면세점보다 중국 면세점에서 이미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LVMH그룹 산하의 DFS는 2019년 중국 하이난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지난해 다시 하이난 시장에 복귀해 현지 면세점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코티, 에스티로더 그룹도 중국 하이난 면세 채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사업자 아모레퍼시픽그룹과도 CDFG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정을 맺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가격 메리트가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백신 보급 이후 한·중·일 관광이라도 우선 재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든 이후 우리 면세점의 위상을 다시 찾아오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중국 면세점은 CDFG의 독과점이나 다름없었지만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하이난성에서 6개 신규 출섬면세점을 허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할인이나 마케팅 판촉이 매우 활발해졌다. 현재 하이난성은 면세 운영회사 5개, 면세점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코트라 중국 칭다오 무역관은 "하이난성은 출섬면세 시장 경쟁을 강화해 소비자 혜택을 증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주체 도입을 추진했다"면서 "중국 소비자의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정부의 내수촉진 지원정책 따라 중국의 사치품 소비 시장 및 면세사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DFG의 비약적인 성장은 모두 하이난성 면세점 덕분이다. 내국인 면세 규제가 대폭 풀린 하이난성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48억9000만 달러)은 전년에 비해 134.3%가 늘었다. 하이난 면세점 7곳 중 4곳이 CDFG 소유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소비 추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2019년 중국 소비자의 사치품 소비는 전 세계 35%를 차지했는데, 대부분의 구매(약 70%)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후인 지난해 전 세계 사치품 판매는 23% 감소했지만, 중국의 사치품 소비는 48% 증가해 346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 내수 소비로 몰린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면세산업 육성에 나서 왔다. 하지만, 국내 면세업계에선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감의 근원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 소싱 능력에서 나왔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쟁력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서 지난 1월 실시한 한·중 양국 인터넷면세점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중국 대비 국산 화장품은 약 11%, 수입화장품은 약 2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국산 37%, 수입 24%, 2020년 국산 19%, 수입 20% 대비 줄어든 수치다.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에 따르면 랑콤·조말론·시세이도 일부 제품은 한국과 홍콩 면세점보다 중국 면세점에서 이미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LVMH그룹 산하의 DFS는 2019년 중국 하이난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지난해 다시 하이난 시장에 복귀해 현지 면세점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코티, 에스티로더 그룹도 중국 하이난 면세 채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사업자 아모레퍼시픽그룹과도 CDFG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정을 맺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가격 메리트가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백신 보급 이후 한·중·일 관광이라도 우선 재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든 이후 우리 면세점의 위상을 다시 찾아오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중국 면세점은 CDFG의 독과점이나 다름없었지만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하이난성에서 6개 신규 출섬면세점을 허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할인이나 마케팅 판촉이 매우 활발해졌다. 현재 하이난성은 면세 운영회사 5개, 면세점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코트라 중국 칭다오 무역관은 "하이난성은 출섬면세 시장 경쟁을 강화해 소비자 혜택을 증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주체 도입을 추진했다"면서 "중국 소비자의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정부의 내수촉진 지원정책 따라 중국의 사치품 소비 시장 및 면세사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