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크는 기업]⑨ 효성ITX '행복두드리미', 일자리도, 사람들 인식도···두드리니 희망이 열렸어요

2021-04-27 05:05
2013년 영등포 드림스페이스 1호점 시작···어느덧 6호점
바리스타·베이커리·네일아트 등 장애 딪고 다양한 업무
자격증 보유로 안정적 서비스 제공···작년 매출 18억 성과
한부모·다문화 가정에 매년 기부···봉사활동 참여도 활발

지난해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34.9%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기업을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이행 부담금을 택하는 기업들이 적잖다.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관리 부담과 업무영역의 한계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모회사의 출자지분 50% 이상, 직원의 30%(중증장애인 비율 5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매년 증가세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물론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이 만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35곳을 본지가 꼼꼼히 살펴봤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그 이점과 효용성을 공감하길 기대해본다.<편집자 주>

효성ITX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두드리미’가 고용을 넘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행복두드리미는 효성그룹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의 일환으로 설립했다.

2013년 8월 설립된 행복두드리미는 총 80명의 장애 직원을 고용 중이다. 이 중 중증장애인은 71명에 달한다. 중증장애인의 고용은 그 인원의 2배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보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이 회사에서 일하는 장애 직원은 151명으로 집계된다. 

행복두드리미는 효성ITX의 사내복지 시설 구축 및 복지 관련 업무를 위탁 운영·관리하고 있다. 2013년 10월 서울 영동포 타임스퀘어 내에 드림스페이스 1호점을 개점한 후 2018년 9월까지 총 6개의 드림스페이스가 문을 열었다.

드림스페이스는 꿈을 뜻하는 드림(Dream)과 공간을 뜻하는 스페이스(Space)가 만나 ‘꿈이 이뤄지는 아름다운 공간’을 뜻하는 행복두드리미의 카페테리아 브랜드다. 

행복두드리미의 구성원들은 이곳 드림스페이스를 비롯한 각종 사업장에서 바리스타, 베이커리, 네일아트, 헬스키퍼, 업무지원, 매점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 직원들은 행복두드리미의 지원을 받아 직업교육을 수행해 전문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효성ITX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행복두드리미 오픈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효성ITX 제공]

행복두드리미는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효성ITX 직원들과 동등한 복리후생제도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행복두드리미는 이들 장애 직원의 직업 만족도를 높이고 업무 중 불편 사항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맞춤형 인력을 선발하고, 수화 통역 등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근무 편의성을 위해 출입구의 접근로를 보행자가 넘어지지 않는 재질로 평탄하게 마감했으며, 보도의 유효폭 및 기울기 모두 장애인 편의시설을 기준으로 시공했다.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 확보와 함께 통근용 승합차를 통해 직원들의 출퇴근과 업무상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

직원들의 직무수행을 위한 지원기기도 도입했다. 운영 중인 카페테리아 내에는 주문자 결제장비를 설치해 주문 착오를 방지했다. 또 청각장애인을 위한 진동알림시계, 자폐성 및 중복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보조기, 지적장애인을 위한 자동 그라인더 등 다양한 업무수행 지원기기가 설치됐다.

편의 시설은 장애인공단에서 선임한 기술지도 전문가가 적정성 진단을 실시해 수시로 장애 지원의 편의를 확인한다.

장애 직원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행복두드리미는 1대1 심리상담과 장애 직원 보호자와의 전화면담을 정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이 밖에 △사내 직업재활사 및 사회복지사를 통한 6개월 주기 상담 △심리상담실 내 전문 자격을 보유한 심리상담사 상주 △장애 직원의 스트레스 관리 및 고민 해결을 위한 창구 △상담 및 면담을 통한 사업장 전환배치, 근무시간 조절 등 다양한 제도가 있다.

행복두드리미는 단순한 장애인 고용 확대를 넘어 이들을 통한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효성ITX 내 업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매년 10% 이상 매출을 성장시키겠다는 방침이다.
 

2018년 9월 개소된 행복두드리미의 '드림스페이스 6호점' 구성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효성ITX 제공]

행복두드리미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올해의 편한 일터’ 우수상 △2016~2020년 고용노동부의 ‘장애인고용촉진대회’ 장관상 △2017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 선정 △2019년 ‘대한민국 나눔과 배려 복지대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행복두드리미의 장애인 사업장은 해외에도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2018년 한국을 찾은 러시아 사회복지 고용지원부 공무원단이 행복두드리미를 방문했다. 행복두드리미는 안정적이고 체계화된 장애인 고용사업장과 운영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행복두드리미 관계자는 "행복두드리미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모범 사례로 소개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근무환경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환 효성ITX 대표.[사진=효성ITX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