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의 수상한 LA 부동산…편법 증여 의혹 실마리?
2021-04-21 05:00
LA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위치한 3000웨스트 6스트릿. 지난 1957년에 지어진 3층 규모의 상업용 건물로 한인 상가들과 귀뚜라미 관계사가 밀집해 있다.
지난 2017년 재미언론 선데이저널은 최진민 회장이 지난 2007년 3월 상업용 빌딩 임대 법인 닥터로빈 USA를 통해 이 부동산을 870만 달러(현재 기준 약 96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고 보도하며 자금 출처에 의문을 표했다. 최 회장이 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 닥터로빈 USA의 자본금이 12억5000만원에서 33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닥터로빈 USA는 이후 귀뚜라미 USA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부동산은 최근 최 회장의 매입 당시보다 평가금액이 약 4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주요 데이터 현황을 공개하는 오픈고버스(OPENGOVUS)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이 부동산의 평가금액은 862만 달러로 최 회장의 매수 시점인 지난 2007년 619만 달러 대비 39.3%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이 부동산에 현지 사업체를 연이어 설립하고 자녀들을 최고경영자(CEO)나 이사로 내정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회사 재무와 법률담당에는 김정석씨가 이사에는 최 회장과 장남 최성환, 차남 최영환, 김정연씨가 함께 등록됐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 USA에 대해 확인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최 회장의 자녀 명의로 미국에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10년에는 경원 센추리 아메리카가 이 부동산에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귀뚜라미 관리총괄임원(전무)이 최고경영자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4년쯤에는 최 회장의 막내딸 최문경씨가 이사로 등록된 닥터로빈 6TH ST 레스토랑이 1층에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건강 웰빙 식당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다만 이 부동산은 지난 2019년 7월쯤까지 영업하다 지난해 4월 해산 신고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 아메리카는 미국 신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대외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