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논란' 영국 정치권으로…"모든 수단 동원해 막는다"

2021-04-20 10:13
영국 문화부 장관 "ESL 참가 구단 대상 제재 방안 조사"
윌리엄 왕세손 "우려 함께 나눈다…축구계 전체 보호 必"
"ESL 참가 영국 구단, PL 복귀 시 5부리그 강등 가능성도"
UEFA 회장 "ESL 참가 선수, 월드컵·유로 출전 금지" 경고

유럽 축구 ‘대형 클럽’만 모이는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 논란이 정치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6개 축구클럽이 ESL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영국 정치권에서 슈퍼리그 출범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이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슈퍼리그 참가 구단들을 대상으로 한 제재 방안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우든 장관은 “지배구조 개혁부터 경쟁법까지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영국 축구 전반에 관해 팬 주도의 조사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ESL 참여를 발표한 구단에 대한 비판의 내용도 성명에 담았다.

그는 “축구 구단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구단주는 임시 관리인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슈퍼리그 참가 구단은 정부와 납세자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이들은 그 대가로 납세자에게 진 의무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영국 왕세손도 슈퍼리그 출범 반대에 한 표를 던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인 그는 트위터를 통해 “팬들의 우려를 함께 나눈다”면서 “(슈퍼리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경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제 우리는 축구계 전체를 보호해야 한다”면서 “경쟁과 공정성의 가치를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ESL이 축구계에 타격을 줄 것이다. 우리는 축구 당국 측이 조처를 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ESL 출범 반대를 표명했다.

존슨 총리는 “ESL 출범은 국내(영국) 스포츠의 근간을 강타하는 행위가 될 것이고, 이를 유럽 전역의 팬들이 이를 염려할 것”이라며 “ESL과 관련된 클럽들은 (정부가) 추가 조처를 하기 전에 팬들과 광범위한 축구 커뮤니티에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축구클럽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 경기장 밖에 유러피언 슈퍼리그(ESL)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영국, 유럽 축구계는 ESL에 참가하는 구단에 대한 제재 방안 논의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는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ESL은 축구의 매력을 모두 손상하고, PL과 소속 구단의 현재와 미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20일 ESL에 참가하지 않는 14개 구단의 관계자를 모두 불러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PL 측은 ESL 참가 구단의 PL 복귀 불가, 하부 리그 강등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ESL 창립에 참여하는 잉글랜드 6개 구단의 향후 PL 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이들이 PL 복귀를 원한다면 내셔널리그(National League)에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축구 리그는 최상위인 PL, 2부인 챔피언십리그(Championship League), 3부인 리그 원(League One), 4부인 리그2까지 프로리그로 규정하고 있다. 내셔널리그는 5부리그로 세미프로(semi pro) 리그에 해당한다.

알렉산데르 체퍼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ESL에서 뛰는 선수들의 월드컵과 유로(Euro) 리그 출전을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잉글랜드 PL에서 ESL 참가를 발표한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 아스널 △리버풀 △첼시 △토트넘 홋스퍼 등이다.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등이 ESL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