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IB>에스트래픽, SK과 M&A 결렬… SK, 시그넷EV '인수'
2021-04-16 10:19
전기차 충전 시장 초고성장 관측…여러 기업 인수 문의
코스닥 상장사 에스트래픽의 합병 및 인수(M&A)가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기차 충전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에스트래픽과 SK그룹 사이의 M&A 협상은 결렬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M&A은 비밀유지가 핵심이었는데 사실이 알려지며(Leakage) 상황이 급변했다"면서 "다른 인수 후보자들의 참여로 상황이 복잡해졌다"라고 말했다.
그 사이 SK그룹은 새로운 전기차 충전소 파트너를 찾았다. 지난 15일 SK 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시그넷EV 지분 55.5%를 2932억원을 투자해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시그넷EV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미국 시장의 인증을 획득했고, 현재 초급속 충전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에스트래픽이 도로, 철도 등 교통 관련 시스템 통합(SI)사업과 더불어 100KW급 초급속충전기 219대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충전기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SK그룹은 "에스트래픽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라며 M&A 협상 자체를 부인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의 전기차 충전 기업 M&A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어떤 사업을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시장의 성장은 명약관화하다. 정부가 내년을 '미래차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지난해 3분기 말 12만 대인 전기차 국내 보급을 2025년까지 10배 수준인 113만 대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지 확보가 쉬운 전국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기를 지금보다 7배 이상 늘리겠다는 등 정부는 여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전기차 증가 속도를 충전소가 따라가지 못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안 대로 전기차 충전소를 보급한다면 5년 뒤 전기차 충전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아마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배경에서 에스트래픽에 인수 의향자들의 문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트래픽은 △외주용역비 급증 △관리운영권(무형자산) 손상차손 등으로 인해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계화 유인 요금 징수 시스템 TCS △고속도로 하이패스 무인 징수 시스템 ETCS △하이패스와 영상인식을 활용한 스마트톨링 등 요금징수시스템과 지능형교통시스템 기술을 보유했다. 자본, 인력, 노하우 등이 요구되는 기술 집약적인 산업군에서 기술력은 큰 장점이다.
다만 에스트래픽 측은 SK그룹의 에스트래픽 인수, 다른 인수후보자 들의 참여 등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