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 수익률 아쉬워도 IPO 열풍에 뭉칫돈 몰린다

2021-04-14 06:15
연초 이후 수익률 2%대 불구 2조이상 뭉칫돈 몰려
SKIET·크래프톤·카카오 3형제 등 대어급에 기대감·↑

 

[사진=게티이미뱅크 ]



신규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부진한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공모주 펀드에는 신규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다른 펀드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후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뭉칫돈이 꾸준히 몰리는 추세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공모주펀드는 총 133개로, 설정액은 5조1966억원 규모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3%이며, 최근 1년 수익률은 18.31%로 집계됐다. 국내주식 ETF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61개 국내주식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5%, 최근 1년 수익률은 59.49%로, 공모주펀드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였다.

비교적 낮은 수익률에도 투자금 유입속도는 가파르다. 설정액 5조1966억원 중 2조829억원이 연초 이후 유입됐다. 최근 1년으로 보면 3조2851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전체 공모주펀드 설정액 절반 이상 규모다. 최근 1개월 기준으로도 4619억원이 유입되면서, 46개 테마펀드 중에서 상위 넷째로 높은 투자금액을 자랑했다.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뭉칫돈이 몰리는 이유는 이후 IPO에 나서는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공모주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상장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 중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IET는 급성장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시장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IPO 대어로 꼽힌다.

하반기엔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상장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상장 채비에 나섰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739억원으로 엔씨소프트(8248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이미 장외시장에서는 시가총액 2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시총규모로 20조~30조원을 전망하고 있다.

또 IPO 대어급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3형제'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IPO를 앞두고 있다.

이에 운용업계도 공모주펀드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 KB자산운용은 ‘KB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제3호 펀드를 출시했다. 이달 들어 네 번째 출시된 공모주 펀드로, 올해 출시된 다섯 번째 공모주 펀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4건이나 출시가 늘었다.

IPO 열풍이 지속되면서 지난 3월 IPO 시장은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기도 했다. 기업 수는 12개사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고, 한달간 IPO 공모금액은 1조8149억원으로 2010년(공모금액 2조533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장 시가총액은 6조8744억원으로 2010년(시가총액 7조6519억원, 대한생명 7조1000억원 포함)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IPO 비수기인 4월에도 양호한 성적을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IPO 예상기업은 5~6개 수준으로, 2018년 이후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래 4월은 IPO 비수기 시즌이지만 최근 4년 중 최고로 양호한 수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1500억~1700억원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공모금액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4년 만에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