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먹방 금지하자 술 마시는 ‘주(酒)방’ 떴다

2021-04-08 14:38
먹방 금지 7개월 만에 '주방' 인기 끌자 '골머리'
잘못된 음주 문화 키울 수 있어
비난 목소리 커져... "규제 강화하자"

[사진=중국 '주방' 캡쳐]

“‘츠보(吃播)’가 금지되니 ‘허보(喝播)’가 왔다.”

중국 당국이 ‘먹방’을 금지하자 술을 마시는 ‘주(酒)방’이 뜨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은 최근 먹방 대신 늘어난 주방으로, 영상 콘텐츠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술 인증' 위에 바이주에 불붙이고.. 페트병에 담아 원 샷
제몐에 따르면 주방은 올해 초부터 더우인(抖音), 콰이서우(快手), 비리비리(哔哩哔哩) 등 주요 영상플랫폼에서 인기를 끌더니 최근 들어서는 연일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 영상 순위에 오르고 있다.

인기가 많은 일부 주방 왕훙(網紅)들은 2~3일에 한번 꼴로 영상을 게재하는데, 술과 안주를 먹고 마시며 시청자와 소통을 하는 방식이다. 얼핏 먹방과 비슷해 보이지만 과할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던 먹방과는 달리 적당량의 안주와 도수가 높은 술을 1~2명이 모여 마시거나, 아예 안주 없이 수십 병의 맥주를 마신다는 점이 먹방과의 차이점이다. 

문제는 내용상 부적절한 부분이 많은 데다가, 이 주방을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내용상으로는 과도한 술 마시기 행위가 ‘당연지사’다. 일부 왕훙은 500ml 페트병에 바이주(白酒)를 옮겨 담아 원샷하는가 하면, 맥주 10병을 순식간에 마시는 이들도 있다. 높은 도수의 술 마시기에 도전하거나, 비싼 술을 걸고 내기를 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려는 콘텐츠도 있다.

제몐에 따르면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97만5000명의 구독자(팬)을 보유한 한여성 왕훙(網紅)은 ‘취하지 않고 배부르게 마시기’,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젊어진다 등의 제목을 단 영상을 게재하고, 주류와 식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자칫 음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수 주방에서 무색의 바이주 등이 실제 술임을 인증하기 위해 행해지는 ‘불 붙이기’ 행위도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사진=중국 주방 캡쳐]

'먹방 금지' 1년도 안됐는데... "영상 콘텐츠 규제 강화하라"
중국 당국이 ‘먹방’을 금지 시킨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주방이 인기를 끌면서 더욱 더 논란이 커졌다.

지난해 8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위원회는 음식 낭비 관련 업무를 위한 팀을 꾸리며 먹방 콘텐츠 단속에 나섰다. 이후 12월에는 먹방 콘텐츠 방송 시 최대 10만 위안(약 170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음식 낭비 금지법’ 초안을 공개했다.

그런데 고작 1년 만에 ‘주방’이 먹방만큼 인기를 끌면서 일각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전문가를 인용해 과도한 음주는 건강 상의 문제는 물론이고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여성은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먹방만 규제하는 게 아니라 영상콘텐츠 전체적인 규제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법대 전파법연구중심의 주웨이 부주임은 “사용자의 취향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영상 플랫폼들의 알고리즘도 문제가 된다”며 “일부 심각한 내용을 배제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중국 주방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