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만난 박재민, '천안함 음모론' 재발방지 검토

2021-04-06 16:47
국방부 "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어"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하뉴스]


국방부가 '천안함 좌초설 음모론에 적극 대응하라'는 천안함 전사자 유족 항의에 재발 방지책을 검토 중이다.

6일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아주경제에 "전날 유족 측에서 네 분이 국방부를 방문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며 "우리가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은 검토해서 (유가족에게) 피드백(답변) 드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족 측과 합의한 부분이 있어 구체적으로 피드백이 무엇인지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에 따르면 유족회에서 국방부에 요구한 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요구 사항은 △국방부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 결정문을 전결 처리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실무자는 절대 처벌하지 말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국방부 공식 입장과 차후 천안함 관련 음모론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며 △재판 중인 사안은 고소 주체인 국방부가 정식 대응하는 것 등이다.

유가족이 언급한 '재판'은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며 지난해 9월 진상규명위에 이 사건 재조사를 진정한 신상철씨 관련 소송이다. 신씨는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신씨는 2016년 2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이 상고했다.

최 전 함장과 이성우 천안함유족회장 등 천안함 유가족과 생존자 대표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청와대 영풍관에서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들 면담 요청을 수용하고,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고 대통령이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진상규명위 측 조사 개시 배경을 조사한 뒤 위원장을 처벌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군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아 선체가 반파되며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순직했다. 수색 구조 과정에서 한주호 해군 준위도 목숨을 잃었다.

진상규명위는 지난해 신씨가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자 검토에 들어갔고, 같은 해 12월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