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빛 못 본 'LG롤러블·레인보우'... A/S는 계속

2021-04-05 15:05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전략폰 출시도 함께 중단... 기존 고객 A/S는 지속

LG롤러블.[사진=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롤러블(말았다 펼치는)폰 'LG 롤러블'과 차세대 전략폰 'LG 레인보우'의 출시가 무산될 전망이다. 이에 '세계 최초 롤러블폰'이란 타이틀은 중국 제조사로 넘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에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된 지 약 2달 만에 사업 종료를 공식화한 것이다.

LG전자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공급 계약을 맞추기 위해 5월 말까지만 기존 제품을 생산하고 그 후에는 단말기 생산을 모두 멈춘다. 이에 올해 6월 출시가 예상된 LG롤러블은 물론 4월 말 출시할 예정이었던 LG레인보우의 출시도 함께 중단된다.

LG롤러블은 말았다 펼쳐지는 롤러블 OLED 화면을 탑재해 제품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폰 겸 태블릿PC다. 평소에는 6.8인치(화면비 20:9)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다가 화면을 오른쪽으로 당기면 7.4인치(화면비 3:2) 태블릿PC로 이용할 수 있다. 화면 크기와 비율에 따라 전화 모드(20:9), 비디오 모드(16:9), 생산성 모드(3:2) 등으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폼팩터를 강조하기 위해 LG전자는 올해 CES2021 키노트 시작과 끝에서 LG롤러블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 롤러블폰으로 중국 제조사를 제치고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형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물거품이 됐다.

삼성전자가 롤러블폰보다 폴더블(접히는)폰에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롤러블폰 시장은 당분간 오포 등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오포도 LG전자처럼 롤러블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포X2021'이라는 콘셉트 롤러블폰을 개발 중이었다. 다만 롤러블폰을 완성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던 LG전자와 달리 제품 설계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서 빨라야 올해 말 실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포는 CES 2021에서 콘셉트 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언론을 통해 자체 테스트 결과 10만번 이상 화면을 펼쳤다가 접어도 이상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LG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LG레인보우의 출시도 함께 무산될 전망이다. LG 레인보우는 최신 퀄컴 스냅드래곤888 AP를 탑재하고, LG 벨벳에 적용되어 호평받은 물방울 카메라와 3D 아크 디자인 등을 적용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제품에 수납되지는 않지만, 별도 액세서리 형태로 능동정전기(AES) 방식의 와콤 전자펜도 지원한다.

LG전자는 타사보다 빠르게 플래그십 단말기인 LG레인보우를 출시함으로써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공고히 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한편, LG전자는 시장 철수로 기존 스마트폰 고객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전국 서비스센터와 베스트샵을 통해 사후지원을 이어간다.

LG전자는 "휴대폰(스마트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과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게 충분한 사후 서비스(A/S)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종료로 인해 파트너사가 입은 손실에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