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수칠 때 떠나는 김세용 사장... SH노조 "경영성과·근로조건 '윈윈' 선순환 CEO"
2021-04-05 06:00
이우용 SH대표노조 위원장 인터뷰
"김세용 사장은 노력형 CEO...공간복지, 브랜드 도입해 SH 경쟁력 끌어올렸다"
"김 사장 떠나도 스마트시티 도시개발 정책은 계승...앞으로 승승장구 하시길"
"김세용 사장은 노력형 CEO...공간복지, 브랜드 도입해 SH 경쟁력 끌어올렸다"
"김 사장 떠나도 스마트시티 도시개발 정책은 계승...앞으로 승승장구 하시길"
공공주택 업계에 '혁신 CEO'로 꼽히는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자리를 내려놓는다. 김 사장은 공공임대주택은 저가·싸구려라는 편견을 깨부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최초로 연령대별 브랜드를 도입하고, '공간복지' 개념을 집어넣어 SH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H노조는 임기 약 3년 3개월을 마치고 떠나는 김 사장에게 "경영성과 못지않게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전형적인 '노력파'"라며 "경영성과와 근로조건 개선이 선순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보여준 CEO"라고 평했다.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우용 SH노동조합 위원장은 김세용 사장에 대해 "재임기간 노사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으려 노력했고, 김 사장 재임기간 노사관계는 호혜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노사불이(勞使不二·노사는 하나다)'라는 말처럼 노사는 너무 가까우면 어용노조라는 오명을, 너무 멀면 사사건건 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상생'이 통하기 어려운 관계"라면서 "60점은 노조와 사측 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적당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로, 대표노조 위원장으로서 매우 좋은 점수"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을 특히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김 사장의 경영성과와 노동정책에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김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공간복지와 1~2인 가구 대응, 스마트시티, 콤팩트 시티 등의 비전이 실제 도시 개발로 이어지면서 SH에 대한 시민들의 이미지가 개선됐고, 만족도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SH노사분규 발생 합의건수는 2018년 34건, 2019년 48건, 2020년 32건으로 김 사장 재임 3년간 100건 이상이다. 노사가 상생을 위해 파트너십을 얼마나 발휘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직원들이 공감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후생복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가족중심의 양성보호, 워라밸 상승 등을 위해 제도를 개선했고, 직원들의 심리안정과 감정 노동자 보호를 위해 'SH힐링톡'과 '인권경영'을 선포한 것도 김 사장의 업적"이라고 말했다.
또 정원외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생활임금에 미달하는 무기계약직 등의 임금체계를 개선해 임금을 올린 것도 노사의 주요 성과다. 근로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올해 2기 노동이사가 선출되기도 했다. 사내문화가 개선되면서 근로자의 권익 보호 활동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SH 노조는 김 사장이 떠난 뒤에도 그가 도입한 '스마트 시티' 정책을 계승한다. 스마트시티는 '위드(WITH)코로나'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시대에 대처할 새로운 도시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환경문제와 기후문제는 도시개발·주택공급을 주업으로 하는 SH공사에 중요한 화두"라면서 "김 사장은 강동, 마곡 등 4차 산업을 거점으로 한 스마트시티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했고, 도심 생태계 조성·미세먼지저감 대책을 주거공간과 건설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만큼은 김 사장의 추진력을 신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사가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배려를 먼저 형성하고, 그 위에 사회자본이 더해져야 한다"면서 "김 사장 재임 3년간 노사는 ESG경영에 공감하고 실천해왔으며, 앞으로 새로운 경영진이 오더라도 이 부분은 계승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 사장에게 "지난 3년 3개월간 노사관계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무난히 잘 하셨다"면서 "근로조건 개선은 노조의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김 사장은 합리적 요구는 대부분 수용하는 등 적어도 근로자들의 편에 서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이 어려운 조직을 이끌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여기에서 쌓은 경험이 앞으로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