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콰이서우" 홍콩증시, 올해 1분기 글로벌 IPO 2위

2021-03-31 15:45
올해 1분기 홍콩 증시에 29개 기업 상장...19조 조달
콰이서우·바이두·비리비리 등 대형 기술주 덕분...전체 70% 육박

홍콩거래소가 올해 1분기 전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 2위 자리를 사수했다. 미·중 갈등, 미국발 국채 금리 불안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콰이서우 등 중국 대형 기술주의 IPO가 큰힘이 됐다.

세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증시에 총 29개 기업이 새로 상장됐다. 이들 기업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70억5000만 달러(약 1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라며 이로써 홍콩이 뉴욕 나스닥에 이어 글로벌 IPO 2위를 차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홍콩 IPO 공모액은 18억 달러로 집계됐다. 공모 건수도 22건에 그치면서 건수 기준으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IPO 순위에서 홍콩은 5위까지 밀렸다. 

홍콩거래소가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대형 기술주 상장 덕분이다. 최근 홍콩 증시에 상장한 3개 기업이 조달한 자금 규모가 전체의 약 70%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홍콩에 상장한 중국 쇼트 클립(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콰이서우(快手, 01024.HK)는 IPO로 62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2019년 글로벌 차량공유앱 우버 이후 글로벌 최대 인터넷 기업의 IPO다.

이어 중국 인터넷 공룡 바이두(百度, 09888.HK),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嗶哩嗶哩, 09626.HK)도 각각 홍콩에서 30억 8000만 달러, 26억 달러를 조달했다. 
 

콰이서우는 지난 2월 5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사진=콰이서우]

사실 홍콩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도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반중 시위와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미·중 대립 여파로 자금 이탈에 시달렸다. 홍콩 금융시장에서 투자금을 굴리던 헤지펀드 등이 홍콩에서 자금을 대거 빼는 '홍콩 엑소더스(탈출)'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미·중 신냉전 속에서 미국이 자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홍콩 증시가 조달한 자금 규모가 24% 치솟으면서 10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모멘텀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많은 기업이 IPO 신청서를 제출했을 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중 정책 기조가 계속되면서 중국 기업의 홍콩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SCMP는 최근 증시 매도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심리를 위축시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