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 생산,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봄바람에 소비는 감소

2021-03-31 10:37
생산 2.1% 증가, 소비 0.8% 감소, 설비투자 2.5% 감소
기재부 "지표·심리서 긍정적 요인…코로나 불확실성은 상존"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월 산업생산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경기 회복에도 청신호가 감지됐다. 문제는 소비다. 3개월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1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월 전 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동반 개선되며 전월 대비 2.1% 증가했다.

2020년 6월(3.9%)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했던 산업생산은 1월(-0.6%) 감소로 돌아선 뒤 2월 다시 반등했다.  

광공업 생산은 4.3% 증가했다. 1월엔 1.2%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통신·방송장비(-10.5%) 등에서 줄어든 소비를 반도체(7.2%), 화학제품(7.9%) 등 제조업이 떠받쳤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4%로 6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1% 증가해 두 달 만에 상승했다. 금융·보험(-2.8%) 등의 부진에도 영업제한·집합금지 완화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이 20.4% 늘었고, 수출입 물량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운수·창고가 4.9% 상승했다.  
 

2월 전 산업 생산 [자료=통계청 제공]

살아나는 듯했던 소비는 다시 꼬꾸라졌다. ​2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0.8% 줄었다. 지난해 11월(-0.3%) 이후 3개월 만의 감소이자, 같은 해 7월(-6.1%) 이후 7개월 만의 최대 폭 감소다.

의복 등 준내구재(9.7%) 판매는 늘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외식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정식을 먹는 사람이 줄어 음식료품 등의 소비가 3.7% 줄었다. 또 전달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로 인한 판매 증가의 기저 영향으로 통신기기·컴퓨터도 1.7% 감소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편의점(-1.9%), 슈퍼마켓 및 잡화점(-1.4%)에서 판매가 줄었다. 반면 백화점(33.5%),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19.1%), 대형마트(12.9%), 무점포소매(9.1%), 면세점(4.3%) 등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2.5% 줄었다. 지난해 10월(-5.0%) 이후 4개월 만의 감소다. 전달의 높은 기저 영향이 컸다. 세부적으로 보면 선박 등 운송장비(10.4%)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2%) 투자가 줄었다.

국내 기계수주의 경우 공공(-42.3%)에서 수주가 급감했으나, 민간(32.2%)에서 이를 상쇄하며 전년 동월 대비 26.7% 증가했다.

건설 투자는 전달보다 6.5% 증가했다. 기상 여건 개선 등으로 5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건축(6.7%)과 토목(6.0%) 공사 실적이 동반 증가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액과 설비투자가 조정을 받으면서 다소 주춤했으나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며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을 중심으로 전체 생산은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개선돼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최장기간 상승이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2월 산업활동은 수출 호조세와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따른 내수 부진 완화 등에 힘입어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선행지표·심리지수 개선세와 정책 효과 등은 향후 지표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