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1% 급등했는데…"폭스바겐 이름 변경, '만우절 장난'"

2021-03-31 07:24
"美 전기차 사업부 이름 변경은 거짓…ID.4 마케팅전략"

[사진=CNBC 홈페이지 캡처]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VW)의 미국 사업부 이름 변경 계획이 ‘만우절 장난’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증시에서 폭스바겐의 주가는 전일 대비 9.84유로(4.27%) 치솟은 240.22유로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는 8.95% 뛴 37.75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11% 이상의 폭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전기차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폴크스바겐이 미국의 전기차 사업부 이름을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폭스바겐의 주가 폭등은 독일증시 DAX30지수의 사상 첫 1만5000포인트 돌파로 이어졌다. 포브스 등 주요 외신은 폭스바겐의 미국 사업부 명칭 변경 소식이 전해진 이후 회사 주가 9% 이상이 뛰며 다른 대형 자동차업체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사명 변경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주가에 이어 독일증시까지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대형 호재가 ‘거짓말’이었단 얘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바겐이 자사 홈페이지에 미국 사업부 이름을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표하지 않은 보도자료’를 실수로 올라간 것처럼 게재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삭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폭스바겐의 이런 행동이 자사 전기차 ID.4 광고효과를 노린 ‘만우절 농담 형식’의 마케팅이었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폭스바겐이 31일 오전 이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전날 미국 전기차 사업부 이름을 오는 5월 볼츠웨이건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초안을 공개하며 “미래 이모빌리티(e-Mobility) 투자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폭스바겐 전기차에 기존 로고 대신 볼츠바겐이라는 로고가 붙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폴크스바겐 트위터 캡처]


폭스바겐은 같은 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66세가 이름을 바꾸기에는 특이한 나이인 건 알지만, 마음만은 항상 어렸다”며 볼츠바겐을 언급했다.

폭스바겐은 자사 전기차 ID.4의 홍보영상을 함께 게재하며 “볼츠바겐을소개합니다. 폭스바겐과 비슷하지만, 전기 운전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 All-New, All-Electric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ID.4는 오늘 출시된다”고 적었다.

주요 외신들은 폭스바겐 내부 소식통에 해당 자료의 내용을 확인한 뒤 이를 기사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폭스바겐의 마케팅 전략으로, 의도된 속임수였단 얘기다.

포브스는 “주요 매체들이 폴크스바겐의 ‘가짜 보도자료’에 속았다”면서 CNBC, NBC 뉴스 등이 폭스바겐의 속임수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브스는 “심지어 워싱턴포스트(WP)도 폭스바겐에 속았다. 글로벌 기업이 만우절 가짜 보도자료 발표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아직 만우절은 오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