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차 부양책 발표 임박…국채수익률 '상승' 쇼크 또 올까

2021-03-30 00:00
바이든 31일 3조~4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
부양책 추진 위한 자금조달안 증세·차입 비중 주목
美정부 채권 차입, 국채가격 하락·금리상승 결과로
경제회복 가속화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도 여전해
"美 주식시장 '국채수익률 3%' 견딜 능력 충분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조 달러(약 34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를 앞두고 미국 채권시장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 투자자들이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판단할 거란 이유에서다.

앞서 시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을 위해 내놓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두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제기하며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렸다.

29일 오전 3시 59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국채수익률)는 전 거래일 대비 0.20% 하락한 1.657%에서 움직이며, 지난 23일 1.7%로 치솟던 급등세는 진정된 상태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유럽 일부 국가가 재봉쇄 국면에 직면하자 그동안 국채금리를 끌어올렸던 경제 회복세가 주춤할 거란 전망이 시장을 지배한 영향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아직 존재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연준이 정책 목표치로 둔 미국 고용지표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3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가 미국 경제 회복세를 가속화해 연준의 목표치인 완전 고용의 시기를 앞당길 거란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오전 4시 기준 최근 1주일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육·해상 교통, 통신, 친환경에너지, 지방정부 개발지원 등의 분야로 나뉜다. 노후 공공 인프라 시설을 개선하고, 농촌·교외 등에 5세대(5G) 인터넷 인프라 제공, 친환경에너지 시설 개발 및 개발,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및 충전시설 확충, 저소득 지역에 대한 투자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란 구호를 내걸고 인프라, 교육 및 의료 등에 대한 투자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해당 투자 계획 실현을 위해 향후 10년간 3조~4조 달러를 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 계획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증세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증세만으로 모든 재원을 마련하긴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 행정부가 재원조달을 위해 채권 차입을 늘릴 거란 시나리오도 등장한다.

미국 행정부의 채권 차입은 채권 시장에 국채공급을 늘려 미국 국채가격을 떨어뜨린다. 채권 가격 하락은 국채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투자자문사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Ed Yarden) 대표가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 트레이딩 네이션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CNBC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미국 투자자문사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Ed Yarden) 대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채수익률 상승 우려는 대부분 채권 자경단(the bond vigilantes)에서 제기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까지 치솟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채권 자경단은 야르데니 대표가 1980년대 만든 용어로 고소득 투자자가 자신들의 힘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표출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야르데니 대표는 CNBC 트레이딩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 상황이 향후 12~18개월 내 국채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2.5~3%로 밀어 올릴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나 주식시장을 망가뜨리는 요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 상승은) 재앙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채권 자경단”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현재의 물가상승률을 코로나19로 침체했던 1년 전과 비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채수익률이) 2.5%에 도달하거나 이보다 높은 2.8%를 나타냈을 때 1년 전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뜨거운(hot) 경제를 갖고 있다. 현재 사람들의 계좌에 예치되고 있는 경기부양 지원의 결과로 ‘레드 핫(Red hot)’이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것이 국채수익률 3%를 견디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