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말뚝테러' 극우 일본인 재판 또 못했다

2021-03-26 13:43
2013년 기소...8년간 19차례 재판 불출석

'제102주년 3·1절인 이달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일본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에 대한 재판이 열렸지만 공전했다. 당사자가 2013년 2월 기소된 이후 8년째 출석하지 않으면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 공판은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5분 만에 종료됐다.

스즈키는 이날까지 모두 19회 열린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2018년 일본에 범죄인인도 청구를 했지만, 진행이 잘 되고 있지 않다"며 어려움을 표했다. 이에 재판부는 "범죄인인도 요청 뒤 상황을 알아보고, 스즈키 인도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스즈키는 2012년 6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놓고 피해 할머니들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이듬해 기소됐다.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도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는 이날 공판까지 모두 19회 열린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을 놓고 '종군(從軍)이 아닌 추군(追軍)이다'라고 주장했다. 소녀상 현장에서 찍은 영상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에 '추군 매춘부' 상을 설치한 사실에 일본인들이 격노하고 있고, 이를 세계에 알려 한국의 거짓을 폭로해 일본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글을 본인 블로그에 두 차례 올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오전 11시로 재판 날짜를 다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