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마련한 두산重…친환경 사업 본격 드라이브

2021-03-23 17:28
'빚 갚기' 마무리 수순…친환경 에너지 기업 전환 박차

해상풍력발전기[사진=두산중공업]

[데일리동방] 두산중공업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실의 원인이었던 두산중공업은 핵심 자산 매각, 사업 재편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고, 지주사인 ㈜두산은 신 사업을 적극 밀어줬다. 지난해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약속한 3조원 현금 마련도 마무리 과정에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22일 자사가 보유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전량(약 5442억원)을 현물 출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30.3%의 두산퓨얼셀 지분을 확보, 대주주에 올랐다.

두산중공업에 두산퓨얼셀 지분이 지원된 것은 지난해 박정원 두산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무상지원(5700억원) 이후 2번째다. 이로써 그룹의 플랜트 사업체와 연료전지 기업(두산퓨얼셀)이 한데 묶였고, 친환경 플랜트 부문  양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분 인도는 지난해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데 따른 두산중공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이 외에도 핵심 자산 매각, 유상증자 단행, 계열사 구조 개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850억원)를 매각했고, 지주사 ㈜두산은 두산솔루스(6986억원·대주주지분 포함),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를 팔아 치웠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약 2조2000억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단행한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박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주식 인도, ㈜두산의 두산메카텍(2382억원)·두산퓨얼셀 현물지원이 이뤄지면서 두산중공업의 자본이 확충됐다. 

이 사이 두산중공업의 회계 장부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9년 230.1%에서 2020년 2282.1%로 다소 낮아졌다. 두산퓨얼셀·두산메카텍 편입 효과로 보인다. 최근 ㈜두산으로부터 받은 두산퓨얼셀 지분을 더하면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의 방점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8500억원)이다. 연내 현대중공업 그룹으로의 인수되면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안 요소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대체할 차기 주력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는 점이다. 새 먹거리로 낙점한 가스터빈, 풍력터빈, 수소 부문은 아직 기술개발 단계 또는 실증사업 중에 있고, 수익이 예상되는 시점은 1~3년 이후다. 

가스터빈 부문은 오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이 진행중이고, 주력 풍력발전기가 될 8MW급 풍력터빈은 오는 2022년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풍력터빈 사업 부문은 지멘스가메사(독일-스페인), GE(미국), 베스타스(덴마크), 미쓰비시중공업(일본)과 경쟁해야 한다. 이들은 이미 12~15MW급 풍력터빈 상용화를 준비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다.

수소사업과 가스터빈은 아직 실증 사업이 진행중이다. 지난해 수주한 수소 액화플랜트와 김포 열병합발전소(가스터빈)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이에 당분간은 소형 건설장비(두산밥캣), 해외 플랜트 사업을 통해 고비를 넘길 수밖에 없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캣 지분이 포함된 두산인프라코어 투자부문을 합병하고, 지게차 사업 부문을 두산밥캣에 넘겨주며 밥캣 강화에 나서고 있다. 두산밥캣이 밝힌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600억원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괌, 베트남에서 수주한 해외 플랜트 공사가 속도를 낸다면 보다 빠른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고 있고, 이에 시장은 분명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새로운 선택을 했고, 집중을 통해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보유 국가들이 미국, 독일, 일본 등 4~5개국에 불과한 만큼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지면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