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도착한 오스틴 美국방...일본과 양방향으로 중국 압박하나?

2021-03-21 17:24
韓日 이어 印까지 강행군...중국 겨냥 "전체 의제 연속적"
'쿼드 혈맹 '미국-인도, 中 겨냥한 '국방·방위협력' 가속화

미국의 대(對) 중국 압박 행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과 우리나라를 거쳐 인도에 도착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비공식 안보·군사 협의체인 쿼드(Quad)와 관련한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와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전날 밤 인도 뉴델리에 도착해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과 인도 양국간의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날 방문은 인도 정부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사이에서 이뤄진 첫 장관급 고위 인사의 대면 접촉이다. 지난 12일 쿼드 화상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여 만에 성사한 양국 정부간 대화이기도 하다.

오스틴 장관은 도착 직후 오스틴 장관은 도착 직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잇따라 접견했으며, 20일에는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등과도 차례로 회담했다.

전날 모디 총리는 오스틴 장관과의 면담 이후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했다"며 "양국은 전략적 파트너 관계에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인 20일 싱 장관과의 회담 후 두 사람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의 협력이 21세기의 결정적인 협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이날 회담을 추켜세웠다.

오스틴 장관은 "인도와의 군사 정보 공유, 병참 등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오늘날 국제 역학 관계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 인도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싱 장관 역시 "향후 인도군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부·중앙 사령부·아프리카 사령부 사이의 협력을 증진할 계획"이라면서 "인도의 국방 분야를 상대로 한 미국 산업의 투자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은 쿼드의 핵심 의제인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의 강화를 약속하고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현재와 미래의 도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싱 장관은 이어 "이번 회담이 양국 군대간 교류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양국은 포과적인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의 모든 잠재력을 실현하기로 결정했다"고도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간)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인도, 중국 겨냥한 '국방·방위협력' 가속화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의 이번 일정의 목적이 지난 15일 일본 방문에서부터 이어진 전체 의제와 일치한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인도의 경우 양국의 방위 협력 방안을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미국과 '주요 방위 협력관계'(major defense partner) 맺고 있으며, 오스틴 장관은 각 회담마다 인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의 핵심 기둥이자 주요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중립 노선을 걷던 인도의 외교 기조를 미국 쪽으로 옮겨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도는 지난해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 일부 무력다툼으로 번지면서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양국의 방위 무역은 2008년 '제로(0)' 수준에서 지난해 2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는 등 인도의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통신 상호운용성 및 보안 협정'(COMCASA), '지리정보 데이터와 관련한 기본 교환·협력 합의서'(BECA) 등을 체결해 정보 공유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쿼드를 통한 군사·안보 교류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도는 쿼드 4개국(미국·인도·호주·일본)이 인도양에서 진행한 합동 군사훈련 '말라바르 2020'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쿼드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백신외교를 쿼드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인도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에 대한 백신 기부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양국은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러시아산 방공 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 도입을 두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해당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제재를 발효할 수 있다는 위협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인도는 지난 2018년 말 러시아와 54억3000만 달러(약 6조1000억원) 규모의 관련 계약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이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모든 파트너에게 제재를 받지 않으려면 러시아산 장비 구매를 피하라고 요청해왔다"면서도 "아직 인도에 S-400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제재 이슈를 논의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EPA·연합뉴스]